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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현대기아차, 디트로이트서 '씽씽'

소형 자동차 업체 무서운 확장세

2009-06-2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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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미국 자동차 업계의 성지 디트로이트에서 크라이슬러와 제너럴모터스(GM) 등을 대신해 현대기아차가 시장점유율을 급격히 확대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가 보도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치면 점유율은 무려 미국 시장의 7.3%에 달한다. 이는 GM, 도요타, 포드, 혼다, 크라이슬러에 이어 미국 판매 6위를 기록 중인 일본차 닛산과 같은 수치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시장점유율 5%를 기록한 바 있다.

 

이와 같은 현대기아차의 놀라운 확장세가 40년전 일본 업체들이 미국에서 처음 자동차 판매를 시작하던 시기와 비슷하다고 NYT는 지적했다. 그 당시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이들을 무시했지만 오늘날 이들 업체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4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형차 업체들이 자동차 산업의 극심한 침체 속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이유로 2가지를 꼽고 있다. 하나는 올해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1000만대로 2년전에 비해 40% 감소할 것이란 점이 소규모 자동차 업체들로 하여금 수백만대를 팔지 않고서도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오토데이터 사장인 론 피넬리는 "(소규모 자동차 업체들이) 이전보다 훨씬 더 작아진 시장 규모 하에서 훨씬 적은 사람들에게 팔면서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둘째는 소비자들이 이전에 비해 브랜드보다는 품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론 피넬리 사장은 "선택할 만한 좋은 차들이 널렸다"며 "대부분의 업체들이 좋은 차들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직장 일을 끝내고 패스트 푸드를 사 들고 집에 가서 리얼리티 TV프로그램을 보는 평균적인 고객들은 어느 브랜드가 어느 회사에 속한 것인지는 안중에도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대차는 차량 구매 고객이 일자리를 잃을 경우 자금을 돌려주는 '현대어슈어런스프로그램'으로 재미를 봤다. 최근들어 대부분 업체들도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채택하고 있다.

 

이밖에도 현대차는 2009 디트로이트 오토 쇼에서 '북미 올해의 차'로 뽑힌 럭셔리 모델인 '제네시스'를 출시해 이미지를 제고에도 성공했다고 전했다.

 

에드먼드 닷 컴의 선임 애널리스트 제스 토프락은 "소형차 업체들이 지난 몇 년간 경쟁력있는 제품 출시와 미국 대형 자동차 업체들의 몰락에 힘입어 로열티를 확보하면서 꽤 괜찮은 성공을 거둬왔다"고 평가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는 지난해 대당 2000달러 인센티브를 제공한 데 비해 올해는 평균 대당 3200달러라는, 일본과 미국 경쟁업체들에 비해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토프락은 밝혔다. 아울러 그는 "현대기아차는 지금이 미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완벽한 기회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도 올해들어 시장점유율이 확대됐다. 전체 시장 판매 하락폭보다 이들 업체의 판매 하락폭이 적었기 때문이다.

 

한국과 유럽 자동차 업체들을 합칠 경우 이들은 미국 시장에서 15.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1년 전보다 3%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한국과 유럽자동차 업체들의 점유율은 포드를 넘어서고 있으며, 미국 판매 2위 업체인 도요타와 유사한 상황.

 

NYT는 미국에서 자동차를 구매하고 있는 고객들의 변화된 태도를 보여주기 위해 플로리다 팜 비치에 거주하고 있는 은퇴한 전 IT업체 사장인 리 피글리울로의 사례를 들었다. 지난 달 도요타의 솔라라를 팔고 제네시스를 구입한 그는 4대의 캐딜락을 소유하고 있지만 최근 GM 파산 우려에 캐딜락 CTS를 구매하지는 않았다.

 

"몇년 전만 해도 현대차를 사려 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피글리울로는 그러나 친구가 소유한 현대차 베라크루즈를 운전해본 뒤 감명받고 제네시스 구입을 결정했다. 그는 "자신이 운전해본 차 중에 가장 뛰어난 차였다"고 덧붙였다.

 

폭스바겐의 시장 점유율은 5월 판매량이 8.3%나 증가한 제타 모델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1년 전 1.5% 기록에서 올해는 2%로 올라섰다.

 

샌디에고에 거주하는 고객 앤드류 해리슨의 경우, 혼다 딜러에게 시빅 모델이 힘이 달린다고 불만을 털어놓은 후 제타를 구입했다고 밝혔다. 딜러는 앤드류에게 폭스바겐을 추천했다.

 

앤드류는 폭스바겐은 고려사항이 아니었다며 "내가 그전에 기억하던 제타는 결코 구매하지 않을 명랑한 차였다"고 털어놓았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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