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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용

돌아온 박삼구, 금호산업의 미래는?

2015-09-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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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주인으로 돌아온다. 업계에서는 5년여 만에 정상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이다. 다만 업황이 녹록치 못해 안정 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박삼구 회장은 KDB산업은행과 금호산업 채권단 보유 지분(50%+1주)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7228억원. 2010년 1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지 5년 8개월 만에 워크아웃 완전 졸업이 가시화됐다.
 
앞서 2014년 10월 채권단은 금호산업의 워크아웃을 2016년까지 연장하고 이 기간 내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의 주식(57.6%) 처분을 완료하면 언제라도 워크아웃을 졸업할 수 있도록 했다.
 
아직 박 회장이 인수대금을 어떻게 마련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금호산업의 정상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박 회장은 한 달 내로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고 12월30일까지 인수대금을 치러야 한다. 바꿔 말하면 인수대금 마련만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금호산업은 이날 워크아웃을 졸업하게 되는 것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직 어떻게 자금을 마련할지, 어떤 방법으로 정상화시키실지 알 수 없지만 그동안 워크아웃 중이라 진행할 수 없었던 공사들을 수주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좋다"고 말했다.
 
워크아웃 중인 기업은 주간사로 공사 입찰에 참여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크지 않은 리스크에도 채권단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호산업 측은 그동안 정체됐던 회사 성장세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그동안 금호산업은 시공능력평가에서 꾸준히 20위권 내에 자리하고는 있었지만, 시공능력평가액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2010년(2조892억원) 이래로 지속적으로 감소해 올해는 1조8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일단 건설업계에서는 그나마 꾸준히 두각을 나타낸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 기반을 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건설은 최근 ▲길음역 금호어울림(서울 성북구 돈암5구역 재개발) ▲홍제 금호어울림(서울 서대문구 무궁화단지 재건축, 이상 작년 5월) ▲교대 금호어울림(광주 북구 풍향2구역 재개발, 작년 11월) ▲구미형곡 금호어울림 포레(경북 구미시 형곡2주공 재건축, 올해 4월) 등 정비사업 일반분양을 순조롭게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한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를 수주하면서 사업 다각화에도 성공했다는 평이다. 이 사업은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A91블록에 공공분양아파트 812가구를 분양하는 사업이다.
 
금호산업 측은 "정상화에 앞서 사업다각화를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해당 공모에 참여하게 됐다"며 "본 수주는 기존 도급사업 수주에만 머물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공모사업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민간참여형 공공주택건설 사업은 LH와 민간사업자가 공동사업 협의체를 구성한 뒤 LH가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사업자는 주택을 건설, 분양해 각사의 투자지분에 따라 수익을 분배·정산하는 공동사업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금호산업이 정상화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사업이 활성화된 것도 아닌데다 국내 건설경기 역시 금호산업에 긍정적인 환경은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금호산업의 재무구조 역시 정상화는 시기상조라는 평이다. 최근 3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2012년 매출 1조4999억원에 영업손실 1648억원을 기록했고, 2013년에는 매출 1조4345억원, 영업이익은 589억원을 나타냈다. 작년에는 매출 1조5235억원에 영업이익 389억원을 기록했으며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 4140억원에 영업손실 144억원으로 적자전환된 모습이다. 부채비율 역시 많이 개선되긴 했으나 여전히 399%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인수가 마무리되진 않았지만, 워크아웃을 연내 졸업한다고 하더라도 큰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무언가를 진행할 단계도 아니다"며 "다만 공공수주나 턴키사업에 단독으로 나갈 수 없어 주택사업에만 전념했던 부분에서 자유로워져 수주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최근 2000억원짜리 가스공사 사업(인천생산기지 3단계 2차 저장탱크 및 부대설비공사)을 수주한 것처럼 도로, 철도 등 SOC 매출도 늘려간다면 건설 경쟁력이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금호산업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품으로 돌아간다. 사진은 금호산업 본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DB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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