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의
CJ헬로비전(037560) 인수합병을 계기로 이동통신 시장의 '지배력 전이'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 마련으로 잠잠해지는 듯했던 결합판매 시장에서 논리싸움이 재촉발된 것은 물론, 이번 인수합병에는 방송시장까지 개입돼 있어 사업자 간 치열한 수싸움이 시작되고 있다.
서강대학교 법과시장경제센터는 1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방송통신 시장 경쟁구조 개선방안'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학계 및 법조계 참석자들 중 대부분은 방송통신 시장의 경쟁 패러다임이 유무선 결합상품으로 전환되고 있고,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이 이같은 결합상품 시장에서의 지배력 전이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CMCRs, UPPI, Kramer, Choi, GUMPPI 등의 다양한 지배력 전이 측정 방법론을 국내 시장에 적용한 결과 “이동전화 시장 지배력이 초고속인터넷으로 전이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강병민 경희대 교수는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결합상품 요금은 인가제를 유지해야 한다”며 “30% 결합할인까지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간주하는 현행 심사기준은 폐지하거나 10%로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근 결합상품들은 공공성을 전제로 하는 방송까지 통신사 자본에 종속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법무법인 태평양 박정은 변호사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은 방송의 부상품화, 플랫폼 및 콘텐츠 다양성 축소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무법인 김앤장 박민철 변호사는 “5:3:2 구조 고착화, 경쟁요소 감소 등의 시장 상황 전반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즉각적인 이용자 편익 유발 등 결합상품이 기여하는 부분을 무시할 수 없고, 30% 심사기준을 축소하는 것도 이용자 혜택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쟁구조 개선과 관련해선 정부 차원의 중장기적 규제 로드맵을 점검해야 한다”며 “사업자 간 합병, 결합상품 심사 및 규제, 인가제를 비롯한 사전·사후 규제, 주파수 할당제도 등 산적한 이슈들을 유기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강대학교 법과시장경제센터는 1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방송통신 시장 경쟁구조 개선방안'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김미연 기자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