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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한 신림동 고시촌, 청년공동체로 ‘새바람’

박원순 서울시장, 신림동 찾아 청년주거문제 논의

2016-01-11 16:13

조회수 : 6,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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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거는 사람이 슈퍼 아줌마 밖에 없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삭막하던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에 청년공동체 주거공간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원을 개조한 청년주거공간 ‘쉐어어스(Share-Us)’를 찾아 주택을 운영하는 선랩 관계자들과 청년 입주자, 인근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쉐어어스는 사회적 가치에 주목한 건축가들이 설립한 선랩이 건물주로부터 고시원을 5년 장기 임대, 1인가구와 공동체 공간이 어우러지도록 리모델링해 지난해 1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최근 고시촌에 공동화 현상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리모델링 이전만 해도 4층 건물 44개 방에 단 4명만이 입주해 있던 이 곳은 현재 11명이 입주했으며, 입주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쉐어어스는 총 19개의 방이 2·3·6인실로 나뉘어 개인활용공간과 공동활용공간은 분리하되 입주자간의 동선이서로 겹치도록 유도했다.
 
입주자들은 화장실, 거실, 부엌, 발코니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자연스레 유대감을 갖고 일상을 공유하면서 친분을 쌓게 된다.
 
별도의 가구별 관리비를 없애고 공과금을 층별로 부과해 공동 협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강제성을 두지 않아도 층별 모임활동도 자발적으로 활발히 이뤄진다.
 
또한, 스터디룸, 라운지, 회의실, 미디어룸, 공유 부엌·카페 등 6개의 공동활용공간은 입주자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에게 개방해 다양한 편의 제공은 물론 각종 공동체 행사 장소로 쓰이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입주자 뿐만 아니라 기존 고시원 주인들도 쉐어어스 운영방식을 높게 평가하며, 신림동 고시촌 부활을 위한 쉐어어스의 확대를 요청했다.
 
박 시장도 향후 임대료 상승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막기 위한 주민협의체 구성 및 임대료 적정 수준 유지를 제안하며, 서울시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쉐어어스 입주자인 이승우씨(31)는 “고시촌 생활 7년간 옆집, 윗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 채 서로 눈이 마주쳐도 시선을 회피하는게 당연했다”며 “여기에선 서로 인사도 하고 안부도 물으며 사람사는 재미도 느끼게 돼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인근 고시원 운영자 이우진씨(34)는 “고시생들이 많이 줄면서 빈 방 증가에 따른 범죄 위험이 늘고 있지만, 고시원 주인 대부분이 노인이라 자체적으로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쉐어어스와 힘을 합친다면 죽어가던 동네도 새롭게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승헌(35) 선랩 대표는 “사람들이 각자 필요에 맞게 공간을 활용하고 공유하면서 서로 관계가 형성되고 외로움 같은 기존 문제점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확장 계획도 갖고 있지만, 운영방식을 다양하게 하는 등 지역과의 조화를 우선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소통과 만남으로 공동체를 복원하고 청년주거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주민들이 임대료 상승 억제에만 뜻을 모은다면 서울시도 확실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청년주거공간 '쉐어어스'에서 현승헌 선랩 대표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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