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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원

미중 금융전쟁에 트럼프 탄핵 리스크, 환율 1200원대 '기웃'

10일 워싱턴 고위급 협상 앞두고 시장 불확실성↑

2019-09-3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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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미중 갈등이 금융 전쟁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금융시장도 들썩일 조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정국까지 변수로 떠오르며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02.2원에 거래를 출발해 전거래일보다 3.7원 내린 1196.2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주 1201.0원까지 레벨을 높였다가 1190원대로 복귀한 데 이어, 이번주에도 비슷한 선에서 등락을 지속하며 1200원대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는 데는 미국 연방정부가 중국 기업에 금융압박을 가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영향을 끼쳤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차원에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을 상장폐지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 연기금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재무부는 "중국 기업을 미국 증시에서 퇴출하는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이라는 단서를 달아, 제재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다. 미국이 중국의 성장세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금융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는 이유다. 미국이 실제로 이 방안을 추진한다면 글로벌 경제에 적잖은 충격파가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은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자극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미국이 다음달 10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앞서 압박 카드를 내놓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트레이딩부 연구원은 "미국이 가진 최강의 무기인 금융 제재가 G2 갈등의 전면에 부상했다"며 "최근 중국이 대두, 돼지고기를 비롯해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의사를 밝히며 불을 지폈던 무역협상 낙관론이 다시 한 번 위축되며 위안화 약세와 더불어 달러 롱심리 회복에 일조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예상과 달리 중국이 여전히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10일부터 이어질 미중 고위급 협상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계기로 탄핵 정국에 휩싸였다는 점도 시장의 불확실성에 불을 지피는 요소다. 현재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에 속도를 올리고 있어, 이르면 다음달 말께 하원에서 탄핵안 표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의 경쟁자이자 민주당 주요 경선후보였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의 비리를 조사하라는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 CBS방송이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에 미국인 55%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원에서는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탄핵 정국이 미중 무역협상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속단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최서영 삼성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실제 탄핵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이 자체가 정치적 불확실성을 한층 더하는 이슈다"라며 "(시장에)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이 1190원에서 1200원 초반대를 오갈 것으로 관측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서며 부담스러운 레벨에 들어선 만큼 당국 개입 경계 강화될 것"이라며 "중국 국경절 연휴로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역외 위안 환율에 시장 주목할 듯하다. 이번주 예상 범위는 1190~1210원이다"라고 설명했다. 
 
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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