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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위한 이재용의 승부수…삼성, OLED 전환 가속도

탕정 공장 L8-1 라인 중단‥13조 규모 'QD-OLED 투자' 이번달 발표

2019-10-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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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라인이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로의 전환 작업에 돌입했다. 중국 업체들의 공급과잉으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진 LCD 라인의 생산 능력을 감산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기 위한 조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LCD 주력 생산 공장인 충남 아산캠퍼스 탕정 공장의 L8-1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탕정 공장의 또 다른 LCD 생산라인인 L8-2, L7-2에서도 생산량 조절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정보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탕정 공장에서 생산되는 LCD 패널량은 연간 633만6000장 규모다. L8-1 생산라인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연간 96만장가량(약 15%)의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향후 탕정사업장에 있는 8세대 LCD 라인을 모두 QD-OLED로 전환하면 삼성의 대형 LCD 생산 라인은 중국 쑤저우 공장에만 남게 된다.
 
삼성이 이처럼 LCD 패널 생산라인의 감산을 택한 이유는 BOE와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의 저가공세를 막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업체들의 공급 과잉으로 LCD 패널가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7% 감소한 21억8000만 달러에 그쳤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감산한 LCD 생산라인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QD-OLED'로의 전환에 사용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은 앞선 지난 2005년 세계 최대 크기의 21형 OLED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지만 수율 등의 문제로 2013년 OLED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LCD 시장의 포화로 OLED 전환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최근 정치권 등에서 삼성이 13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QD-OLED 전환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는 국내 기업의 디스플레이 단일 투자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중순 정부, 지방자치단체 고위관계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QD-OLED 패널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해 현장 근무자를 격려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통상 시설투자로부터 양산까지 3년가량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QD-OLED 패널은 오는 2022년경 양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전환을 통해 LCD 시장에서의 치킨게임에서 벗어나 LG디스플레이가 독식하고 있던 대형 OLED 시장의 경쟁 구도를 새롭게 구축하고,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이번 투자 결정은 이재용 부회장이 탕정사업장을 방문한 이후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져 한층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26일 삼성디스플레이의 탕정 사업장을 방문해 사장단 회의를 열고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있을 QD-OLED 발표 행사에도 이 부회장이 직접 참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부회장은 앞서 전자업계에 놓인 대내·외 위기 상황을 실감하고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비롯한 전자 계열사 사장단과 전략회의 여러차례 실시했다. 삼성전자 온양·천안사업장, 평택사업장, 광주사업장 등을 잇따라 방문하며 현장 경영의 보폭도 넓혔다.다음달 있을 QD-OLED 발표 행사에도 이 부회장이 직접 참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번 라인 전환을 통해 QD-OLED를 성공적으로 양산한다면, LG전자가 제기하고 있는 '가짜 QLED' 논란도 종식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삼성 QLED TV는 백라이트가 있는 LCD TV"라고 지적하며 'QLED'라는 용어 사용의 혼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이와관련,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과장 광고로 신고하면서 이들 사이의 신경전은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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