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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안갯속' 북미협상 시한 두달 앞으로

폼페이오 "몇달 내 좋은결과 희망"…물밑접촉 불구 여전히 평행선

2019-11-03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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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 시한으로 공언했던 '올해 말'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북미 간에 가시적인 대화 재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 입장에선 지난 2016년 5월 당 대회 때 발표했던 '사회주의경제발전 5개년 계획'이 마무리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고민이 더 깊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미드 아메리카 네트워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북한을 비핵화하도록 하기 위해 지난해 6월 합의한 것(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을 실행하는데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몇 개월 내로 좋은 결과를 얻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백악관 각료회의 중 "김 위원장과의 신뢰관계가 여전히 좋다"고 언급한 것을 기점으로 미국에 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계속 발표하고 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발표 이틀 후인 지난달 24일 담화에서 "미국이 어떻게 이번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싶다"고 말한데 이어 사흘 후(27일)에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미국이 자기 대통령과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내세워 시간끌기를 하면서 이해(올해) 말을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 수립을 요구하면서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고 말한 데 따른 화답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협상 진전이 너무 더디다"며 당장 명시적인 실무협상 재개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았다. 북미 간 물밑접촉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비핵화-상응조치를 둘러싼 이견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내 '2인자'인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최근 "미국이 우리의 제도·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없이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할 때에야 미국과 비핵화논의도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 이같은 분위기를 보여준다.
 
한국을 통한 이른바 '우회로'를 뚫기도 사실상 어렵다. 북한은 지난달 23일 "금강산 내 남측시설을 싹 들어내라"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공개하는 것으로 우리 측과의 대화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문재인 대통령 모친인 강한옥 여사 별세 관련 지난달 30일 김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을 보냈지만 다음날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하는 것으로 확대해석 차단에도 나섰다.
 
현 상황에서는 우리 정부도 마땅한 방법이 없어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의 행동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긴 호흡과 전략적 사고를 가지고 비핵·평화전략, 대북·대외정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청와대나 정부 내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운전자'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달 25일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완공을 앞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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