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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북미, 연내 정상회담 나설까…"물밑대화 활발하단 정황 있어"

2019-10-2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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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북한이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대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년 말'을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가운데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돌파구 마련을 시도 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24일 "미국이 어떻게 이번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싶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고문은 담화에서 이같이 밝히고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서는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관계가 각별하다는데 대하여 말씀하시였다. (정상 간) 친분관계에 기초하여 조미사이에 가로놓인 모든 장애물들을 극복하고 두 나라 관계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전진시킬 수 있는 동력이 마련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의지가 있으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라고 했다.
 
김 고문의 이날 담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 백악관 각료회의 중 "우리(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는 잘 지낸다. 나는 그를 존경하고, 그는 나를 존경한다"고 언급한 데 따른 답변 성격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싱가포르 실무협상에서) 결렬선언을 했지만 내부적으로 미국과 대화재개를 하고 싶었던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명분으로 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실장은 "김 고문이 담화에서 김 위원장 발언 내용까지 언급하며 쟁점문제 해결 의지를 밝혔다"며 "북미 양측이 물밑에서 (추가회담) 장소와 시간을 정할 수 있다. (물밑 대화가) 활발하다는 정황도 있다"고 언급했다. 김 고문의 담화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화답하고, 북미 정상 간 친서교환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북한 노동신문이 23일 보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관광지구 시찰 모습. 사진/뉴시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도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거나 흔들어서 정상회담을 빨리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북한이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에 계속 그 길로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존재감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전날 금강산을 찾아 "남측에서 지은 시설물들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한 것이 그 예다. 홍 실장은 "우리가 관성적으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를 북한이 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프레임을 바꾸고 싶은 것이다. 기대를 버리라는 이야기"라며 "중장기적으로 대남관련 기조는 이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 센터장도 "현 국면에서 북한은 작년 11월부터 한국을 의미있는 존재로 보지 않는다"며 "'선미후남'(미국과 먼저 통하고 남한과는 뒤에 만남)이라는 말도 우리가 북한에게 의미있는 존재일 때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데이비드 로렌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연례 에너지관련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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