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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서

(영상)'이재명 구하기'…친명도 비명도 없다

비명계도 이재명 엄호 총력전…이원욱·김종민 "벌거벗은 임금님"

2022-09-1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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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당 지도부들과 함께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고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당 전체가 ‘이재명 구하기’로 똘똘 뭉쳤다. 이 대표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비명(비이재명)계 일부 의원들도 정치탄압대책 기구에 가세하는 등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면에는 당대표에 대한 순수한 엄호보다, 당대표가 쥐고 있는 차기 총선 공천권을 의식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는 취임 17일 만인 지난 14일 주요 당직 인선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지도부는 친명(친이재명)계가 접수했다. 최고위원 7명 중 친명(정청래·서영교·박찬대·장경태·서은숙·임선숙)계가 6명에 달한다. 최고위원 중 친문(친문재인)계는 고민정 의원 1명 뿐이다. 게다가 이 대표의 핵심 측근 그룹인 '7인회' 소속의 김남국·김병욱·문진석·임종성 의원도 주요 당직에 임명됐다. 사무총장에는 대선 경선캠프에서 이 대표를 도왔던 조정식 의원을 임명했고, 수석사무부총장에 신이재명계로 불리는 김병기 의원을 지명해 보완재 역할을 맡겼다. 
 
특히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으로 합류했다. 정 전 실장은 이 대표가 정치에 입문하기 전 성남시에서 변호사로 활동할 당시 사무장을 맡았던 오래된 심복이다. 정 전 실장은 이 대표를 따라 성남시청과 경기도청을 거쳐 대선 캠프, 인천 계양을 캠프까지 함께 한 복심 중 복심으로 평가된다. 정치권에서는 정 전 실장이 누구보다 이 대표의 의중과 과거사를 잘 꿰뚫고 있어 이 대표의 사법 리크스를 전담할 적임자로 보고 있다. 
 
친명계의 위상이 한껏 올라가면서 8·28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비명계에서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적극 대항하기 위해 당 기구로 설치된 ‘윤석열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문재인정부 당시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박범계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또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의 출마에 비판적 목소리를 냈던 설훈·전해철·고민정·송갑석 의원 등도 대책위 상임고문으로 합류됐다. 국정감사를 대비해 만들어진 ‘대통령실의혹진상규명단’도 비명계 의원들이 주요 직책을 맡았다.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한병도 의원이 단장을, 같은 친문의 김영배 의원이 간사를 맡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 역시 당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발의하는 등 원팀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당내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이상민 의원은 14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윤 대통령이나 김건희씨에 대한 고소고발에 대해 당내 일각에서는 ‘그건 좀 자제하자’, ‘자중하자’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면서 “그러나 이 대표에 대해 느닷없이 소환, 또는 기소가 이어지면서 야당 옥죄기, 야당 대표에 대한 손을 뻗는 사정의 칼날을 염두에 두면서 이에 대한 부분도 묵과할 수 없다는 여론이 비등해졌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당 지도부들과 함께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고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비명계의 변신을 두고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를 기소했는데,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지난 대선에서 사용한 선거비용 434억원을 당이 모두 반환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 대표만의 문제가 아니라 당 전체가 대응해야 할 사안이 됐다. 여기에 오는 2024년 22대 총선에서의 공천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시스템 공천을 약속하며 ‘사당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반대 목소리를 내온 의원들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을 수 있다. 그 결과, 비명계 의원들도 이 대표 엄호에 대오를 갖췄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허니문 기간’으로 해석하는 의견도 있다. 이 대표가 당대표에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당선에 대한 존중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한동안 자제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단 공개 비판은 자제하면서도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정도에 따라 달리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비명계인 김종민 의원은 15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의 경우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별 것도 아닌 사안을 두고 트집잡는 것은 안 될 말이기 때문에 결국 사법리스크의 사실관계가 어떻느냐에 따라 (당내 의견도)다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원욱 의원도 소신의 목소리를 지키고 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정당은 다양성이 생명”이라며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을 현 상황에 빗댔다. 그는 아무 옷을 걸치지 않은 임금에게 진실을 말한 아이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말할 수 없는 사회나 조직은 구성원들에게 부정적 감정과 태도와 착각만 준다. 이때 누군가는 그것이 잘못됐음을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민주당을 위해 저는 <벌거벗은 임금님>에 나오는 아이가 되겠다”며 “말이 필요할 때 말하겠다. 소신있는 정치의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이원욱·김종민 의원은 지난 14일 ‘민주당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 시즌2를 개최하며, 당 개혁과 관련된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토론회가 마무리되면 평가 보고서를 지도부에 전달하겠다는 방침이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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