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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10대 그룹 리더들 '위기' 강조…신년사도 경제 상황 반영

'위기' 단어 총 29회 언급해 4위…3년간 10위권 밖에서 급상승

2023-01-0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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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 침체의 우려가 10대 그룹의 신년사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신년사 중 '위기'란 단어가 4번째로 많이 포함되면서 이를 반영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일 기업 데이터 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10대 그룹의 2023년 신년사 단어 사용 빈도수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고객'(35회)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다음으로 △성장(34회) △미래(34회) △위기(29회) △기술(28회) 등의 순으로 사용 빈도 순위 2위~5위를 차지했다. 이어 △환경(25회) △가치(24회) △새로움(24회) △변화(23회) △글로벌·세계(21회)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고객'은 3년 연속 언급 횟수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사용 빈도수는 △2021년 56회 △2022년 40회 △2023년 35회로 지난 3년간 언급한 횟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성장'의 사용 빈도수와 순위는 △2021년 35회(2위) △2022년 28회(7위) △2023년 34회(2위)로 지난해 7위에서 올해 2위로 다시 올라섰다. 
 
특히 올해 10대 그룹 신년사 중 4위에 오른 단어 '위기'는 지난 3년간 연구소가 진행한 조사에서 10위권 내에도 들지 못했다. 
 
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갈등 고조 등 악재 속에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위기가 고조되는 것에 대한 그룹들의 경각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위기'와 같은 의미인 단어 '어려움'도 사용 빈도 15위(17회)를 기록했다. 이처럼 올해 10대 그룹 신년사에는 '위기, '어려움' 등 현 경제 상황을 반영한 단어가 총 46회 사용됐다.
 
10대 그룹 중 신세계가 신년사 중 '위기'란 단어를 총 13회 언급해 가장 많이 사용했다. 이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봉착한 유통 업계의 위기 상황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사용 빈도 공동 2위인 '미래', '성장' 등의 단어도 진취적 의미보다 우려의 문장 속에서 사용됐다. 또 난관을 극복하는 차원에서 10대 그룹은 신년사에서 '기술'과 '변화' 등의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신년사에서 사용 빈도가 높았던 '코로나19'란 단어는 최근 방역 완화의 여파로 올해에는 상위 20개 순위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번 조사는 10대 주요 그룹에서 발표한 신년사 전문 또는 보도자료 내 주요 단어를 발췌해 순위로 집계됐다. 삼성그룹은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의 신년사로 대체됐으며, 기존 10대 그룹에 속하던 현대차그룹은 이날 신년사가 발표되면서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12월27일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뉴시스)
 
앞서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은 지난 2일 공동명의 신년사에서 "위기 때마다 더 높이 도약했던 지난 경험을 거울삼아 다시 한번 한계의 벽을 넘자"며 "과감한 도전과 변신으로 도약의 전환점을 만들자"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위상과 경쟁력이 달라질 것"이라며 "경영 체질과 조직 문화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미래를 위해 더 과감하게 도전하고 투자하자"고 당부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역시 "위기가 더 큰 기업을 만든다는 것을 한화는 지난 역사를 통해 증명해 왔다"며 "한 발자국도 내딛기 어려운 극한의 상황에서도 멈추거나 움츠러들기보다는 내일을 꿈꾸며 '백년 한화'를 향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23년은 '내가 만드는 고객 가치'를 찾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며 "모든 구성원이 LG의 주인공이 돼 고객 감동을 키워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고객 가치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LG인들이 모여 고객 감동의 꿈을 계속 키워나갈 때 LG가 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영속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도 1일 신년사에서 "VOC(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 활동을 진화시켜 '고객 몰입 경영'으로 나아가야 생존할 수 있다"며 "'고객 몰입 경영'의 실천이야말로 고객에게 가장 먼저 선택받는 효성,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앞서 나가는 효성을 만드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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