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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이재명, 기소에도 대표직 유지…3대 난관에 민주당 '폭풍전야'

이재명 "이제 법원의 시간" 투쟁 의지…대표 사퇴설엔 '침묵'

2023-03-2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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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윤혜원 기자] 검찰로부터 불구속 기소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 눈앞에 더 큰 난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장의 대응 정도에 따라 민주당의 운명도 폭풍전야를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는 22일 대장동·백현동·위례 개발 특혜·성남FC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3부(엄희준·강백신 부장검사)로부터 뇌물·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되자 "이미 정해놓고 기소하기로 했던 검찰이 다만 시간을 지연하고 온갖 '압수수색 쇼', '체포영장 쇼'를 벌이면서 시간을 끌고 정치적으로 활용하다가 이제 정해진 답대로 기소한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특히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결국 명명백백하게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제 검찰의 시간이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될 것"이라며 앞으로 재판 단계에서 계속 검찰과 투쟁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다만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향해 계속 대표 사퇴설이 나온다는 지적에는 아무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당분간 대표직 유지를 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22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사진=연합뉴스)
 
①당헌 80조 재점화
 
검찰의 기소에도 이 대표와 민주당이 대표직을 안고 가는 상황이지만,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당장 그간 잠자고 있던 당헌 제80조(부패연루자에 대한 제재) 논쟁이 재점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헌 80조는 '사무총장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하고 윤리심판원에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기소가 정치탄압에 해당하면 당헌을 적용하지 않는데, 민주당과 이 대표는 이번 기소를 정치탄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검찰의 불구속 기소 직후 민주당은 '당헌 80조' 유권해석을 당 당무위원회에 부의했습니다. 
 
비명(비이재명)계는 당무위 의장이 이 대표라는 점에서 당헌 80조가 이 대표 방탄용이라는 입장입니다.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B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마치 이재명 대표나 측근들이 어떤 결정을 내려놓고 그리로 몰고 가는 식의 메시지를 주는 것은 '민주당이 이재명 방탄 정당이구나'라고 자인하는 꼴이 돼버린다"고 지적했습니다. 비명계 주장처럼 지난 15일에도 당 정치혁신위원회에서 당헌 80조 삭제 논란이 벌어진 바 있습니다.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어떠한 검토나 논의도 하지 않았다"고 급한 불을 껐습니다.
 
②비명계 당직개편 요구
 
비명계가 꾸준히 당직 개편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민주당과 이 대표로서는 부담입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정국부터 시작된 친명(친이재명) 대 비명 내홍에 휩싸인 당을 쇄신하기 위해 새로운 흐름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당내에서 지명직 최고위원 중 한 명을 비명계인 송갑석 의원으로 교체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지만 당은 일축했습니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우상호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의 면모를 일신해서 지금의 내홍 국면을 국면 전환하기 위해서 일종의 쇄신책, 수습책이 필요한데 그러려면 당직 개편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주문했습니다.
 
이재명(왼쪽) 민주당 대표와 김성환 정책위의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 4대 폭탄 대응단 출범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S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직 개편은 꼭 그런 요구가 아니어도 총선 준비체제를 갖추기 위해 당직 개편을 그전부터 고민해 왔던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며 "그런데 이번에 체포동의안 표결 문제와 관련해서 당직개편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의견이 있는 데에 따라서 그 문제를 아울러서 검토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여지를 남겼습니다.
 
③하영제 체포동의안 딜레마
 
30일로 예상되는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도 민주당과 이 대표에게 부담입니다. 정치자금법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169석 다수당인 민주당으로서는 '이 대표는 방탄하면서 상대 당 의원은 험지로 내몰았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됩니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장애물에 걸리게 되는 꼴입니다.
 
반대로 부결 시키면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활용해 '제 식구 감싸기'에 빠졌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됩니다. 이렇게 될 경우 지난달 부결됐던 이 대표 체포동의안 논란이 다시금 불거지게 되면서 이 대표와 민주당으로서는 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17일 본지의 정기 여론조사(미디어토마토 13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8.8%는 이 대표가 당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답한 반면 45.6%는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해 팽팽한 여론을 보여줬습니다.
 
김광연·윤혜원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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