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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송골매 전국투어 콘서트가 남긴 것

2023-04-2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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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골매 배철수와 구창모. 사진=PRM
 
"저 시절에는 다 저렇게 롤러장을 갔었다고." "캠핑 장비 들고 밖에서 밥도 저렇게 해먹었지."
 
올해 초 설 연휴 기간, 거실에서 부모님께서 추억의 먼지를 털어내며 아이처럼 방긋 웃으셨습니다. 록 밴드 송골매를 듣는다는 것은 부모님께 어떤 의밀까. 단순히 '어쩌다 마주친 그대(2집, 1982)'를 그대로 따라부르는 게 아니라, 그 송골매를 듣던 아름다운 청춘 세계로 들어가버리는 것임을 그 대화를 듣고서야 비로소 절감한 순간이었습니다.
 
구창모와 배철수 주축의 전설적인 록 밴드 송골매가 마지막 비행을 감행한 지난 1년의 의미는 큽니다. 2022년 9월 11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광주, 인천까지 이어간 콘서트를 MBC 방송으로까지 확장하며 전 세대를 아울렀으니까요.
 
송골매를 한국의 공중파 방송에서 보여준다는 것은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송골매의 음악을 다시 추적한다는 것은 정통 록부터 포크, 솔로 발라드, 세미 트로트까지 여행하는 것과 같다는 점에서입니다. 한국의 방송에서 비춰주는 대중음악이 '트로트와 아이돌로 양분되는 세계'가 아니라는 점도, 향후 음악 방송의 장르 다양화를 위해 송골매가 마지막으로 건네는 '유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도 들었습니다.
 
고희이거나 목전에 둔 두 사람은 1980년대 활동 당시 기성 가요계와 방송사의 경직된 문화를 타파한 록 밴드이자, 자유로운 청년문화의 표상, 그대로 무대에 섰습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2집, 1982)'와 '모여라'(9집, 1990)' 같은 대표 히트곡들로 시작해 역사를 되짚어 갔습니다. 특히 '하늘나라 우리님'과 '탈춤' 같은 우리 말맛을 살린 가사들이 흘러나올 때, 탈 가면을 쓴 안무단들이 줄지어 얽혀 무대까지 올라오는 진풍경이 펼쳐졌는데요.
 
최근 국악과 대중음악의 접점을 연구하며 성공한 이날치 같은 사례가 사실은 송골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도 알 수 있었던 공연이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10대와 20대 시절을 산울림, 송골매와 함께 하고, 신중현과 엽전들, 키보이스, 김수철과 작은 거인들을 들은 이전 세대와 부활, 시나위, 백두산이 나온 이후 세대 사이 그룹사운드 전성기였던 청춘 시절을 경험한 음악 찐팬 세대들에게는 더 없이 반가웠을 터.
 
아쉽게도 그러나 송골매의 국내 활동은 잠정적으로 이번 공연이 마지막이라 합니다. 미국으로 건너가서 투어를 몇차례 더 진행한 후,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수도. 
 
오랜 시간 배철수와 함께 해온 베이시스트 이태윤씨는 "한국에도 70세 이후 록 밴드가 나와야 하지 않나 하는 개인적 바람으로 '송골매 4기' 탄생을 기다린다"는 바람으로 '형님들'을 설득 중이라고는 했습니다. 무엇보다 송골매가 지핀 대중음악의 다양성을 돌아보는 흐름이 더욱 활발하게 일어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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