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광연

이동관 선전포고 '언론탄압' 예고편

이동관, 임명도 전에 언론에 "균형 잡힌 보도하라"

2023-06-09 00:00

조회수 : 2,199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지난 2015년 12월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 웨딩홀에서 열린 회고록 '도전의 날들, 성공한 대통령 만들기' 출판 기념회에서 손님들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설이 돌고 있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장관급)이 임명도 전에 이례적으로 언론을 상대로 강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야당을 중심으로 과거 불거졌던 '언론탄압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지명 전 등장한 이동관"칼 휘두르겠다는 엄포"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특보는 지난 8일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자녀의 고교 재학 중 학교폭력에 대한 의혹과 자신의 외압 행사 의혹 등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른 음해성 유언비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지난 2019년 MBC 스트레이트 보도에 대해서도 "무책임한 행태를 개탄하며 방송의 자정능력 제고가 시급한 것을 절감하는 계기"라고 주장했습니다. 언론을 향해 "사실관계에 입각한 균형 잡힌 보도를 부탁드린다"고 요구했습니다. 
 
이형석(왼쪽부터), 조승래, 민형배, 고민정, 이해식, 정필모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경찰의 MBC 압수수색에 항의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들어서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특보의 태도에 대해 사실상 대언론을 상대로 선전포고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아들의 학교폭력과 학폭 은폐 의혹에 대해 변명을 하면서도, 이를 보도한 방송에 대한 협박을 빼먹지 않았다"며 "방통위원장으로 지명이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거나 정권을 비판하는 보도에 대해 칼을 휘두르겠다는 엄포를 놓은 것"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과방위 소속 민주당 한 의원은 본지와 한 통화에서 "지금은 자신의 시간이 아니라 대통령의 시간인데 너무 오만방자한 태도가 아닌가"라며 "사실상 언론에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과방위 소속 다른 민주당 의원도 "청문회에서 할 이야기를 하겠다"고 별렀습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본인이 추구하고 이 정부가 그리는 언론 탄압에 대한 그림을 사전에 보여준 게 아니겠느냐"고 분석했습니다.
 
MB정부 때 보도지침 의혹국민 55.4%, 이동관 인사 '비토'
 
이 특보가 의혹을 부인하고 나섰지만 그를 향한 민심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이날 본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5.4%가 이 특보의 방통위원장 지명은 잘못된 인사라고 답한 반면 공정한 방통위원장 임무가 기대된다는 의견은 31.1%에 그쳤습니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명박(왼쪽) 전 대통령이 지난 2015년 12월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 웨딩홀에서 열린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출판 기념회에 참석해 이 전 수석과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명박정부 초대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홍보수석·언론특보를 지낸 이 특보는 재직 당시 언론 탄압 의혹을 받습니다. 이 의혹은 지난해 4월 <뉴스타파>가 2008년 12월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실에서 생산한 'MBC 뉴스데스크 보도 분석' 문건을 폭로하면서 불거졌습니다. 문건에 따르면 이 특보 등이 청와대 재직 시 보도지침 등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이 특보는 그간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왔습니다.
 
최근 윤석열정부는 언론 탄압 의혹을 받는 이명박정부의 길을 따른다는 비판에 서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비롯해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를 담당하는 방통위의 수장이었던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을 면직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별다른 논의 없이 수신료와 전기요금을 분리해서 걷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언론계 일각에서 한 전 위원장처럼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김의철 KBS 자진 사퇴를 압박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 김광연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