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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51개 산업 '10년간 독과점'…반도체·자동차 등 36개 '독과점 고착화'

광업·제조업 분야 시장집중도 41.9%…서비스업 21.8%

2023-06-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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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우리나라 제조업 51개 산업의 독과점이 10년간 유지돼 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상위기업에 쏠린 반도체·자동차 등 36개 산업이 여전한데다, 독과점 정도가 고착화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독과점 정도가 완화된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은행·보험업 등 금융 분야의 시장집중도가 높은 양상을 보였습니다. 더욱이 유선통신업의 시장집중도는 93.1%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에 따라 공정당국은 반도체 분야의 장기 공급계약 강제와 자동차 부품시장 경쟁 촉진, 은행·카드사의 불공정 약관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광업·제조업 및 서비스업 시장구조의 조사결과(2020년 경제총조사 데이터를 활용한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용역)'에 따르면 국내 산업의 독과점 정도는 지난 10년간 소폭 하락에 머물렀습니다.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를 뜻하는 시장집중도 변화를 보면 2010년 기준 43.9%에서 2015년 44.7%로 상승했다가 2017년 이후 41%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0년 광업 ·제조업의 시장집중도는 41.9%로 집계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통계청의 2020년 경제총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내용을 보면 2020년 광업·제조업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출하액이 29.5%로 나타났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독과점 구조가 유지된 산업은 반도체·자동차·휴대폰 제조업 등 51개(광업·제조업 전체 480개) 업종입니다. 대부분 대규모 산업으로 대외부문의 경쟁압력이 낮고 기술개발(R&D) 투자 비율이 저조한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반도체·자동차 등 36개 산업은 상위기업들의 구성 순위가 10년 넘게 유지돼 독과점이 고착화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메모리용 전자집적회로를 비롯해 승용차, 화물자동차, 이동전화기, 텔레비전, 설탕, 식초 및 화학 조미료, 맥주, 특수사 및 코드직물, 펄프, 판유리, 화약, 제철업, 기억장치, 기관차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해당 산업 대부분은 대규모 장치 산업으로 신규 경쟁자의 진입이 어렵고 소수 기업의 시장 장악이 두드러집니다.
 
51개 독과점구조 유지 산업의 평균 내수집중도는 71.6%로 그 외 산업 평균 29.2%의 2배 이상으로 집계됐습니다. 내수시장에 높은 비중을 두는 만큼 대외부문과의 경쟁에서 비교적 낮은 압력을 받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광업·제조업 출하액 중 대규모기업집단의 출하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45.9%에 달합니다. 상위 5대 기업집단이 차지하는 비율은 29.5%로 6~71대 기업집단 전체 비율인 16.4%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통계청의 2020년 경제총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내용을 보면 광업·제조업의 시장집중도는 41.9%로 나타났으며 서비스업의 시장집중도는 21.8%로 집계됐습니다.(그래픽=뉴스토마토)
 
반면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독과점 정도가 완화되는 등 경쟁 활성화 양상이 뚜렷했습니다. 해당 분야의 시장집중도를 보면 2010년 26.5%에서 2015년 23.8%, 2020년에는 21.8%로 점차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또 시장집중도가 20% 미만인 산업의 비중은 63.9%로 광업·제조업(20.8%)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시장 구조가 보다 경쟁적이라는 의미입니다. 
 
다만 서비스업 매출액 중 1~4위인 은행·보험업 등 금융 분야의 시장집중도는 5년 전보다 높아졌습니다. 
 
외국은행은 2015년 35.6%의 시장집중도를 보였으나 2020년 51.1%로 15.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이어 생명보험업은 2015년 47.6%에서 49.5%로 1.9%포인트 올랐으며 국내은행은 2015년 42.0%에서 42.8%로 0.8%포인트 올랐습니다. 
 
서비스업에서도 독과점 산업은 있습니다. 37개 산업은 상위 기업으로 쏠림 현상이 심한 독과점산업으로 파악됐습니다.
 
주요 독과점구조 산업 분석을 보면 유선통신업의 시장집중도는 93.1%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뒤이어 무선·위성통신업의 시장집중도는 90.9%에 달했습니다. 재 보험업 90.8%, 개발 금융기관 83.7%, 항공 여객 운송업 82.6% 등도 80%대를 상회했습니다.
 
심재식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과장은 "반도체 분야에서 장기 공급계약 강제 등 불공정 행위를 중점 점검하고 자동차 분야에서 부품시장 경쟁 촉진을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라며 "은행·카드사의 약관을 점검해 불공정 조항에 대해서는 금융위에 시정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시장구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독과점 산업의 경쟁 촉진 방안 마련과 불공정 행위 시정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광업·제조업 및 서비스업 시장구조의 조사결과(2020년 경제총조사 데이터를 활용한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용역)'에 따르면 국내 산업의 독과점 정도는 지난 10년간 소폭 하락에 머물렀습니다. 사진은 반도체 공장 모습. (사진=기획재정부)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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