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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환

고교 내신 '논·서술형 평가' 확대…교사들 "민원 우려"

상대평가 체제 유지되는 한 정답에 대한 이의 제기 가능성 높아

2023-11-0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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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교육계가 고등학교 내신에서 논·서술형 평가를 확대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을 두고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현재의 교육 환경에서 바로 시행하기에는 평가 공정성 시비에 따른 학생·학부모 민원 등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겁니다.
 
고교 내신 사실상 상대평가 유지…점수에 민감해 민원 가중될 수도
 
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달 10일 발표한 '2028 대학 입시제도 개편 시안'에서 학생들이 사고력과 문제해결력 등의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논·서술형 평가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수업·평가 전문성이 높은 핵심·선도 교원 3000여 명을 양성한 뒤 1인 1고교 전담으로 평가 역량 강화 연수를 진행하고, 논·서술형 문항만으로도 내신 평가가 가능하도록 '학교 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 지침'을 개정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학교 현장은 이에 대한 걱정이 큽니다. 2025년부터 고등학교 내신이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점수를 병기하는 방식으로 바뀌지만 사실상 상대평가 체제인 상황이라 학생과 학부모들이 점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논·서술형 평가는 명확한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만큼 조금이라도 점수가 깎인다면 이의 제기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논·서술형 평가의 경우 정답에 대한 생각이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으므로 학생과 학부모의 민원만 가중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의견을 표했습니다.
 
채송화 교사노동조합연맹 정책1실장 역시 "평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 환경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논·서술형 평가만 확대된다면 학생·학부모의 민원이 쇄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염려했습니다.
 
교육부가 지난달 10일 발표한 '2028 대학 입시제도 개편 시안'에서 논·서술형 평가를 확대하겠다고 밝히자 교육계의 걱정이 큽니다. 사진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10일 '2028 대학 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수능부터 바뀌어야…"현재의 경쟁 시스템 안에서는 불가능"
 
고등학교 내신 논·서술형 평가 확대를 위해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그에 맞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이형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논·서술형 평가 확대가 교육적 취지는 옳지만 채점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학생·학부모의 민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면서 "현재 우리나라 교육 체제에서는 수능의 영향력이 워낙 절대적인 만큼 수능에 논·서술형 평가가 들어가야 학교들의 평가 방식도 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학부모들도 지금처럼 대입 경쟁이 치열한 교육 체제에서의 논·서술형 평가 확대는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평가의 공정성·투명성을 담보할 방안이 없다는 게 가장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박은경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는 "논·서술형 평가 확대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현재의 경쟁 시스템 안에서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수능의 자격시험화로 대입 경쟁이 사라지고 암기 위주가 아닌 논술·토론 교육이 이뤄지는 게 우선"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강혜승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학부모 입장에서 정확한 정답 없이 교사가 자의적으로 점수를 매기는 논·서술형 평가를 어떻게 100% 믿을 수 있겠냐"면서 "교사의 평가에 대한 공정성·투명성을 담보할 방책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교육부가 지난달 10일 발표한 '2028 대학 입시제도 개편 시안'에서 논·서술형 평가를 확대하겠다고 밝히자 교육계의 걱정이 큽니다. 사진은 교사가 교실에서 수업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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