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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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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되지 않을 권리

2024-10-0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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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우리 삶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이 편리한 기기가 과연 우리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었을까요? 퇴근 후 편히 쉬고 있는데 갑자기 울리는 상사의 메시지 알림음. 이 짧은 순간에 우리의 휴식은 깨지고 다시 업무 모드로 전환됩니다. 이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는 이러한 현실에 대한 반향입니다. 이미 프랑스를 비롯한 13개국에서 법제화된 이 권리는 근로자가 업무 시간 외에 업무 관련 연락을 받지 않을 수 있음을 보장합니다. 단순히 편의의 문제가 아닙니다. 근로자의 건강과 삶의 질, 나아가 업무 생산성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2021년 경기연구원의 조사 결과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근로자 500명 중 87.8%가 근무시간 외에 업무 지시를 받은 경험이 있었으며, 34.2%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이런 지시를 일상적으로 받고 있었는데요. 우리 사회에서 일과 삶의 경계가 얼마나 모호해졌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국내에서도 법제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박홍배 의원이 발의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근무시간 외 업무 지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업의 특성이나 긴급한 경영상의 필요를 고려한 예외 규정도 포함해 현실적 적용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법제화만으로는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업무 문화와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문화, 정해진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습관, 그리고 동료의 휴식을 존중하는 태도 등이 함께 정착돼야 합니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는 단순히 일을 회피하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더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는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사회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 권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건강한 업무 문화를 조성해야 할 시점입니다. 일과 삶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는 문화.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스마트한' 삶의 방식이 아닐까요. 
 
지난해 12월 출시된 삼성 갤럭시 S23 팬에디션.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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