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창경

ckkim@etomato.com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재테크)버핏이 점찍은 미국의 올리브영 ‘울타뷰티’

실적 부진에 주가 하락…뷰티제품 경쟁 심화로 고전

2024-10-16 06:00

조회수 : 1,138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워렌 버핏의 버크셔 헤서웨이가 지난 상반기 보유 주식을 대거 매도하면서 현금 비중을 늘린 사실이 알려지며 미국 증시에 대한 불안감을 키운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새로이 편입한 주식이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국의 올리브영처럼 뷰티 제품을 소매 유통하는 기업 울타뷰티(종목기호 ULTA)입니다. 
 
버크셔, 현금비중 늘려 투자자 ‘불안’
 
버크셔 헤서웨이는 지난 상반기에 주식을 대규모로 매도한 사실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 버크셔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애플(AAPL) 주식을 절반 가까이 매도해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현재 남은 보유 주식은 4억주, 지분율 2.63%로 감소한 상태입니다. 다만 버크셔의 포트폴리오 내 비중은 31%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버크셔 헤서웨이가 애플 주식을 처음 매수한 것은 2016년. 약 10억달러를 투자해 1000만주가량을 사들인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당시 버핏이 기술주에 대규모로 투자한 첫 사례였기에 더욱 화제가 됐습니다. 이후로도 주식을 계속 매수해 버크셔 헤서웨이 투자 비중의 40%까지 늘렸을 만큼 상당한 애착을 보였습니다. 주가는 계속 올랐기에 천문학적인 평가이익을 기록했는데 그 많은 주식을 매도했다는 사실에 시장의 충격이 컸습니다. 
 
게다가 역시 주요 투자종목 중 하나였던 뱅크오브아메리카(BAC) 주식도 하반기에 계속 매도해 23%에 달했던 지분율이 10%로 크게 줄었습니다. 현금 비중을 늘리자 우려는 더욱 커졌습니다.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신뢰가 깊은 버핏이 현금비중을 늘렸다는 사실이 주식시장의 앞날에 대한 불안감을 키운 것입니다. 
 
대량 매도하는 와중에도 매수한 ‘울타뷰티’
 
반면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하는 와중에도 매수한 주식이 있다는 사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미국 정유회사 옥시덴탈페트롤리엄(OXY)입니다. 버크셔는 이 주식을 꾸준히 매수해 포트폴리오 비중을 거의 6%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옥시덴탈 내 지분율은 27.3%로 버크셔 헤서웨이가 최대주주입니다. 버핏이 선호하는 사업모델을 지닌 재보험사 처브(CB)도 추가 매수했습니다. 
 
그 외에 신규 매수한 종목도 있으니 한국 투자자들에겐 조금 낯선 울타뷰티입니다. 고작 투자비중 내 0.1%포인트, 지분율 1.46%에 해당하는 주식을 매수한 것이지만, 보유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는 가운데 새로 산 종목이다 보니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울타뷰티는 미국 최대 뷰티제품을 전문으로 유통하는 업체로 한국의 올리브영과 같은 사업모델을 지녔습니다. 매장 내 풀서비스 살롱도 운영합니다. 지난 7월 기준 미국 50개주 전역에 산재해 있는 1411개 매장에서 PB제품인 ‘울트라뷰티 컬렉션’을 포함해 600여개 뷰티 브랜드를 판매 중입니다. 다양한 제품 믹스와 뛰어난 매장 입지가 핵심 경쟁력으로 매장 대부분이 쇼핑몰이 아닌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 지역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물론 온라인 시장에도 진출해 있습니다. 전 세계 유명 뷰티 브랜드는 거의 다 입점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뷰티’ 경쟁 심화로 실적 감소
 
버크셔 헤서웨이가 이 종목에 주목한 것은 주가 하락 때문으로 보입니다. 상반기 실적이 부진해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1월 결산법인인 울타뷰티는 지난 2분기(5~7월)에 시장의 예상을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2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컨센서스를 각각 2.4%, 3.6% 밑돌았습니다. 매장 수와 피부용품 매출은 예상을 넘었지만 기존 점포에서 매출이 역성장했고 객단가 상승에도 고객수가 1.8% 감소한 것이 부진의 원인입니다. 
 
항목별 매출을 살펴보면 화장품이 2분기에 9억953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화장품 분기 매출이 10억달러를 넘지 못한 것은 2022년 2분기 이후 2년만입니다. 전체 매출 비중에서 화장품이 40%를 밑돈 것도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만큼 화장품이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몫이 큰데 감소해 부진이 부각됐습니다.
 
이밖에 피부용품 매출은 6억125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늘었지만 지난 2개 분기보다 감소해 증가세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헤어용품(5억1040만달러)과 향수(2억8070만달러) 매출도 부진했습니다. 
이같은 결과는 뷰티 업종 내 경쟁이 심화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져 가치형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뷰티 제품 영업엔 부정적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실적 발표 당시 “어느 정도 예상된 부진”이라며 “경쟁이 단기적으로 완화될 가능성도 적어 당분간 고전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적 부진은 주가 하락으로 연결돼 지난해 말 489.99달러, 올해 3월13일엔 567.18달러로 고점을 기록한 울타뷰티 주가는 지난 8월 318.17달러까지 추락했습니다. 
 
저가 매수 기회로 접근
 
그러나 버크셔 헤서웨이의 신규 매수는 울타뷰티가 충분히 하락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실제로 버크셔의 보고서가 나온 뒤 주가는 바닥을 찍고 안정된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9월엔 400달러를 잠시 넘어섰다가 14일(현지시간) 373.98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이날 주가 기준 시가총액은 176억달러,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추정치가 하향돼 14억달러에서 15억달러 수준입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7억3000만달러이므로 무리한 수준은 아닙니다. 예상 이익으로 산출한 주가수익비율은 약 14배로 역사적 평균 17배에 비해 충분히 낮습니다. 
 
버크셔 헤서웨이가 이 종목에 주목한 것처럼 국내 증권사들 중에도 울타뷰티를 눈여겨 보고 보고서를 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보다는 주가 하락으로 생긴 밸류에이션 메리트에 주목해 저가 매수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가가 버크셔 헤서웨이가 매수한 가격보다 낮아 “버핏보다 싸게 매수한다”는 접근도 가능합니다.  
 
울타뷰티의 CEO 데이비드 킴벨은 실적 발표 후 “비즈니스 전반에 긍정적인 지표가 많다”며 “매출과 트래픽 증대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 김창경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