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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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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세은기자입니다
항공사 핵심 인력 AI로 대체될까

2024-10-16 11:25

조회수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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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종합통제센터에서 대한항공 직원들이 안전운항시설 및 안전관리체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AI 기술이 항공업계에도 조금씩 스며들고 있습니다. 항공사에서 비행 계획을 짜고, 하늘에서 비행하는 조종사와 실시간 교신하며 운항 사정을 파악하는, 핵심 인력 ‘운항관리사’의 본래 역할을 AI가 더 효율적으로 해내고 있다는 점이 점차 증명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운항관리사의 역할이 줄거나 더 먼 미래에는 AI가 완전히 대체할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이러한 점을 짐작할 수 있는 건 몇 년 전부터 운항관리사 역할을 AI가 해낼 수 있는지를 실험하고 있는 항공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저가항공사 알래스카항공은 지난 2021년 AI 플랫폼 기업 ‘에어 스페이스 인텔리전스(Air Space Intelligence·ASI)’와 다년간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습니다. ASI의 AI 플랫폼 ‘플라이웨이즈(Flyways)’는 날씨 패턴, 바람, 난류, 공역 제약, 항공 교통량 등과 같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화한 항로를 계산합니다. 운항관리사의 업무이죠. 
 
그런데 최근 플라이웨이즈가 최적의 항로를 찾아내 탄소배출을 줄이고 동시에 비행시간도 단축하는 결과를 냈습니다. 알래스카항공은 플라이웨이즈를 통해 항공편 55%에 대해 최적화했고, 4시간 이상 비행하는 경우 3~5% 연료 절감을 통해 배출량도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알래스카항공은 ASI와의 협력 관계 이전부터 벤처육성 기업 유피랩스와 함께 AI 소프트분야를 기술 개발하는 스타트업 ‘오디시’에도 투자해왔습니다. 오디시는 AI 기술을 활용해 항공사의 복잡한 비행 일정을 최적화하는 SW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항공사 운항관리사들이 지금까지 해오던 일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실시간 변화하는 기상 데이터를 비행 계획에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오디시는 머신러닝 방식으로 수백가지 시뮬레이션을 단 몇 초 만에 실행합니다. 또 이를 통해 항공 스케줄 변경이 항공사 수익과 신뢰도에 미치는 영향을 빠르게 분석합니다. 실제 오디시는 알래스카 항공의 스케줄 변경 시뮬레이션에서 수십만 달러를 절약하는 결과를 냈습니다. 알래스카항공은 이 소프트웨어를 시범 운영할 예정입니다.
 
통신, 제조와 달리 ‘항공’은 안전이 최우선 가치입니다. 오픈AI의 챗GPT가 세상에 나왔을 때, 산업계 대부분은 모든 산업영역에 AI가 침투하고 그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 예상해왔습니다. 하지만 항공업계는 달랐습니다. ‘안전’을 담보로 AI 기술을 검증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항공사들도 여타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비용 절감을 고민할 수밖에 없고, 효율적인 측면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이 더 뛰어나다는 것이 입증되면서 AI를 조금씩 활용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민간항공기 제작 업체 미국 보잉, 유럽 에어버스는 몇 년 전부터 AI 기술을 통해 파일럿 한 명만으로도 조종이 가능한 항공기 설계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일각에선 이미 그러한 기술이 고도화됐다고도 봅니다. 다만, 사회적으로 조종사 한 명이 운항하는 비행기가 과연 안전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아직은 큰 만큼 그러한 시대가 도래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하지만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에서 AI 거물들이 수상한 점을 미뤄볼 때 AI를 비켜갈 수 있는 영역은 없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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