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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회사원

2024-10-1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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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만원 지하철에서 배웁니다. 누군가는 막무가내로 파고들고, 들어가라 소리치고, 그에 밀려버린 제게 누군가는 눈을 흘깁니다. 
 
서울 시내로 향하는 만원 지하철. (사진=뉴시스)
 
화가 나지 않습니다. 팍팍하게 살아가는 게 나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의외의 위로가 됩니다.
 
작년 겨울, 꽁꽁 얼던 공사판에서 <뉴스토마토> 합격 전화를 받았습니다. 한평생 기자를 목표로 했지만, 또다시 기자가 되고 싶진 않았습니다. 단지 '생활'을 위해 또 한 번 기자가 됐습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못한 자와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데, 이미 질리도록 먹어본 저로선, 공사장으로 돌아갈 순 없습니다. 지금 걷고 있는 길에서도, 더 나은 삶이 주어지는 기회가 온다면 아마도 그걸 택할 겁니다. 삶은 현실이니까요.
 
기자는 회사원입니다. 돈을 벌어야죠. 다만 '기자적 회사원'이 되고 싶습니다. 기자가 직업은 대단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쪽팔리게 돈 벌고 싶진 않으니까요.
 
일렁이는 세상을 살아낸다는 건, 꽤 찬란한 일 같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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