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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서

2024-10-0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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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세상엔 '사랑'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폭력이 있습니다. 잔인한 일이죠. 누군가는 그걸 사랑으로 배우고, 받은 대로 베풀 테니까요.
 
광고 캠페인 '하루 동안 고생한 나를 위하여' (사진=시몬스)
 
사랑하는 사람이 있지만, 아직도 제가 하는 사랑이 '진짜 사랑'인지 확신이 없습니다. 확신하는 순간, 오히려 위험해진다고 믿어요. 
 
"너를 위해서"라는 말을 들을 땐 피가 차갑게 식습니다. '기만'이라는 두 글자가 뇌리에 스치면, 온몸의 세포가 곤두섭니다. 
 
배움에 뜻을 두고 사는 탓에, 한때는 그의 말에 귀 기울인 적도 있었습니다. 단호한 목소리에 신뢰가 갔거든요. 그런데 원칙을 상실한 자신감뿐이더군요.
 
그 말이 어찌나 가볍던지, 사방팔방 휘젓고 다니는 구멍 난 풍선 같았습니다. 당최 종잡을 수 없어서, 곰곰이 떠올리고 있자면,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과분한 사랑을 한평생 받아서, 연을 끊는 일이 너무도 쉬워졌습니다. 그리고 아끼는 사람에게 때로는, 말 한마디 건네는 일이 그토록 어려울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 사람이 원할 때 곁에 있어 주는 것뿐이죠. 
 
스스로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메시지 하나 보낼 시간이 없어도, 오늘 그 사람이 잘 있기를 기도합니다. 잠에 잘 들길 바라요. 나를 위해서요.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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