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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htengilsh@etomato.com

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미친 영향'에 "선생님 왜 욕해요?"

2024-10-1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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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한글날을 맞아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이 화제가 됐습니다.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의 문해력이 어떠한지 응답하도록 한 건데요. 기사들은 대개 '시발점'이라는 단어를 학생이 욕으로 알아들었다는 내용을 제목으로 달았습니다.
 
그와 비슷하게 '미친 영향'이라는 어구 역시 누군가에게는 욕으로 들렸던 표현이었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설문조사. (이미지=교총)
 
학생들이 단어 뜻을 분간하지 못하는 예시는 해당 설문에서 끝도 없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믿어지지 않고 이해하기 어려웠던 예시도 있습니다.
 
어떤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복도에서 우측통행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우측통행을 하도록 지도했더니 우측통행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른쪽으로 다니라고 알려줬더니 오른쪽 왼쪽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1학년에서 6학년까지 전체 160명 중 50%가 좌우를 구분하지 못해 전체 10학급 담임선생님이 올해 4월 1달 동안 반복 지도해 인지시켰다는 후문입니다.
 
숫자 계산은 하는데, 그 계산 문제를 문장으로 나타내면 풀지 못한다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2+3=5는 풀 수 있는데 '사과 2개와 바나나 3개를 모두 합하면 5개이다'라는 문장제는 못 푼다는 겁니다. 연산문제는 100점인데 문장제에서 반 이상 틀렸다는 한탄까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상당수를 차지했던 '수포자'에 못지않게 국어 포기자인 '국포자'가 나타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저런 용어가 실제로 생기고 유행하면 그때는 또 얼마나 착잡해질까요.
 
비료의 뜻을 질문하는 고1 학생도 있었다고 합니다. 절대 다문화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 질문을 받은 교사는 "깜짝 놀랐지만, 모르는 건 물어보는 게 맞다고 칭찬해 주었답니다"라고 후기를 남겼습니다. 여간 깜짝 놀란 게 아니었을 텐데 칭찬까지 하다니 참 대단합니다. 이 선생님이 가르치는 학생들은 교사를 잘 만난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 외에 6학년이 금속, 소멸이 뭔지 몰랐다고 하는데 말입니다. 금속을 모른다는 것도 놀랍긴 하지만, 소멸은 하다못해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에서라도 나왔을법한 단어일 텐데 왜 몰랐는지 의문입니다.
 
문해력을 올리려면 갈길이 멀겠습니다. 학부모부터 글을 못 알아먹는다는 불평들도 보이던데, 결국 같이 노력해야 상황이 나아질 거 같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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