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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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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5명 낸 한화오션 조선소 사장의 '미소 셀카'

2024-10-1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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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국감)에서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이 보인 부적절한 행동에 각계가 비난을 쏟고있습니다. 장 사장이 올해 조선소에서 5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는 이유로 소환된 장소에서 인기 가수와 '미소 셀프사진(셀카)'을 찍었기 때문입니다. 
 
비공식적인 자리도 아닌 데다가 사람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논의하는 곳에서 나타난 이 행위가 고인들과 그 유가족들을 모욕한다는 목소리입니다. 이같은 정 사장의 태도에 정치계에서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소환 여부까지 언급했으며, 노동계에서는 노동자 죽음을 이토록 가볍게 여긴다고 분노했습니다. 
 
정 사장은 지난 15일 한화오션에서 올해 원·하청 노동자가 잇따라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이날 인기 가수 그룹 '뉴진스'의 멤버인 하니도 연예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참고인 자격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정 사장이 바로 뒤에 앉은 하니와 활짝 웃으며 셀카를 찍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이 사진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논란이 커졌습니다. 이를 본 여당과 야당 의원들은 장 사장을 향해 한 목소리로 질타했습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처절한 반성과 대책 마련에 머리를 싸매도 모자랄 판에 웃으면서 셀카를 찍고 있다"며 "분노가 치민다. 강하게 질타하겠다"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도 "(조선소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사진을 찍어요? 웃음이 나와요? 셀카 찍을 순 있지만 증인으로 나온 대표는 그런 마음으로 하면 안 된다"며 "임금체불, 중대재해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의 증인 채택에 대해 여야 논의가 필요하다"고 한화 오너가로 화살을 돌렸습니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국회부의장) 역시 종합감사에 김 부회장의 증인 채택을 촉구한다며, 양 당 간사간 협의를 요청했습니다.
 
불똥이 그룹 오너가인 김 부회장에게 튀자 한화오션은 급히 사과문을 냈습니다. 김희철 한화오션 신임 대표는 "당사 임원의 적절하지 못한 행동에 대해 국민, 국회, 그리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이 사과를 드린다"며 "사업장의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한 상황에서 당사 임원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미소 셀카 논란'을 덮기 위해 사과할 뿐 하청 근로자에 대해서는 무응답"이라며 "그 사과, 유족과 피해 노동자의 앞에서 직접 해야 한다"고 한화오션 입장문을 질책했습니다. 
 
업계에서도 혀를 내두르는 상황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 최고경영진의 정신상태와 기강이 정상의 범주에 속해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 사장의) 국감 기행은 국회와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 그 심각성이 더욱 크다"고 비판했습니다. 
 
조선업은 국내 산업 중 고위험 업종으로 불립니다. 한화오션이 있는 거제도에서 장기간 몸을 담고 있는 조선업 노동자들과 얘기하다 보면 "회사는 노동자 건강과 안전에 관심이 없다"며 사측의 부족한 개선의식을 토로합니다. 정 사장의 이번 미소 셀카는 이를 방증하는 듯 합니다.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뉴진스 하니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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