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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욱

정용진 부회장 취임 1년, 선명한 ‘명과 암’

2010-12-0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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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진욱기자] 정용진 신세계(004170) 부회장이 1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정 부회장은 오랜 후계자 수업 시간을 거쳐 경영 일선에 나선만큼 그의 행보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정 부회장 역시 이마트의 ‘상시저가정책(EDLP : EveryDay Low Price)’ 등을 내놓으며 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트위터를 이용해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숱한 화재와 논란을 낳기도 했다. 업계는 그의 1년간의 경영실적을 취임 첫 해임을 감안해 일단 ‘합격’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가짜한우 사건과 도매유통업 진출 등으로 논란을 빚으며, 정 부회장이 평소 강조해온 윤리경영과는 반대되는 행보를 보였다는 비판도 있다.
 
◇ 이마트 경쟁력 회복..백화점 매출도 증가
 
연초부터 대형마트 업계는 이마트가 내놓은 상시저가정책으로 치열한 가격전쟁에 돌입했다.
 
이마트가 농심(004370) 신라면과 오리온(001800) 초코파이, CJ(001040) 햇반 등 업계 1위 품목들을 상시저가정책 상품 리스트에 올리며 대형마트 간의 ‘10원 전쟁’이 촉발됐다.
 
상시저가정책은 가격으로 승부한다는 대형마트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이마트는 자체 마진율을 깎으며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해 온라인몰 등으로 분산되던 고객들의 발걸음을 대형마트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상시저가정책을 통해 이마트는 1등 할인점의 위치를 굳히며 올 들어 1~10월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증가했다.
 
지난해와 2008년의 전년 대비 성장률 4.5%와 4.8%에 비해 2배 이상의 성장세로 같은 기간 이마트를 찾은 고객수 역시 9.1%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경쟁사들의 실적과 비교할 때 크게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슈를 선점하고 가격 경쟁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이마트에 좀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지역 1번점’을 표방한 백화점 사업도 합격점을 받고 있다.
 
점포 수는 적지만 점포의 경쟁력은 지역 상권에서 최고를 만들겠다는 전략은 부산 센텀시티점과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강남점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강남점의 경우 올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업계 2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백화점 부문 매출은 올 들어 1~10월까지 전년 대비 25.1% 성장했다.
 
다음달 10일에는 신세계 충청점을 열고 충청상권 공략에도 나설 예정이다.
 
◇ '가짜 한우'로 이미지 타격..’이마트 피자’도 논란
 
정 부회장 취임 후 1년간 신세계는 끊임없는 논란을 만들어냈다. 먼저 이마트의 잇단 식품사고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5월 자사브랜드(PL) 상품인 '이마트 튀김가루'에서 쥐의 사체가 나와 충격을 줬고 같은 달, 냉동가리비살에서 대장균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6월에는 옥수수전분에서 식품첨가물인 이산화황이 기준치를 초과해 역시 제품이 전량 회수됐다.
 
지난 7월에는 미국산 쇠고기를 한우로 속여 팔려다 적발된 이른바 ‘가짜 한우’ 사건으로 문제를 일으켰지만 공식 사과 없이 넘어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평소 트위터 애용자로 알려진 정 부회장은 트위터 이용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후에야 트위터 상에 짧은 사과의 말을 남겨 ‘자사 홍보에만 트위터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정 부회장의 트위터 활동도 논란이 됐다. 트위터를 통한 고객과의 소통경영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종종 그의 돌출 발언이 문제가 됐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무차별적 골목상권 진입을 지적한 한 트위터 이용자에게 “소비를 이념으로 하냐”는 냉소를 날렸고, 문용식 나우콤 대표와도 설전을 벌이며 문 대표의 과거 수감 이력을 자신의 팔로어들에게 배포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골목상권 침투 논란도 계속됐다.
 
신세계는 사회적 논란으로 SSM사업이 주춤한 사이 도매유통업으로 눈길을 돌렸다.
 
이마트가 중소상인들에게 직접 물건을 공급해 중소상인들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이마트 역시 유통영역 확대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사업이란 것이 신세계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마트의 도매유통업 진출로 중소도매업자가 죽고, 이마트의 골목상권 유통망 장악이 형태를 달리한 SSM 확대로 연결될 소지가 있어 이마트의 골목상권 침투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큰 사이즈로 화제를 모았던 ‘이마트피자’도 중소 피자가게 상인들의 매출에 직격탄을 날리며 대기업의 지나친 영역확장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신세계의 일련의 행보는 정 부회장이 평소 강조해온 윤리경영과 어긋난다는 평가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관계자는 “이마트피자와 도매유통업 진출 등은 윤리경영이란 말과 배치되는 것”이라며 “대기업이 약자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윤리”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jjwinw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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