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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왕년의 1등 日파나소닉, 구조조정 뒤 '삼성SDI 추격자' 되나?

파나소닉, 생산거점 절반 중국행..업계"비용절감 한계 있을 것"

2011-10-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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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세계 리튬이온 시장 점유율 2위인 파나소닉이 원가부담과 엔고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중국행을 택하면서 2차 전지 종가 일본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파나소닉은 자국 공장의 절반을 폐쇄하고 중국 생산을 늘리기로 하는 등 잃어버린 왕좌 자리 탈환을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파나소닉의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 기업이 올해 처음 일본 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나온 뒤라 그 배경과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파나소닉 생산거점 중국으로.. "30% 비용절감 기대"
 
지난 1일 일본 주요 언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내년 말까지 자국내 8개 공장 중 4곳의 가동을 중단하고, 1000억엔(한화 1조538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오사카 스미노에 공장의 증설 계획도 동결한다고 밝혔다. 공장 두 개 동을 짓기로 한 당초 계획을 수정해 현재 완성한 한 개 동만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10%대인 중국 공장의 생산 비중을 대폭 늘린다. 오는 2015년까지 일본과 중국의 리륨이온 전지 생산 비율을 각각 50%대 50%로 맞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 쑤저우에 오는 2012년 4월까지 리튬이온 전지 생산 공장을 짓는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파나소닉은 베이징, 우시, 쑤저우 등 중국에 3곳의 공장을 가동하게 된다.
 
중국 생산 확대로 약 30%의 비용절감이 이뤄질 것으로 파나소닉은 기대하고 있다.
 
◇ 한국 기업 추월..위기감 고조에 따른 자구책
 
파나소닉의 중국발 뉴스는 삼성SDI(006400)의 추월이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일본 조사 기관인 IIT에 따르면 2009년까지만 해도 업계 순위는 합병한 산요와 파나소닉 19.8%, 삼성SDI 18.3%, LG화학(051910) 13.4%의 순이었다.
 
하지만 지난 9월 초 일본 조사기관인 테크노 시스템 리서치가 발표한 2분기 시장 점유율 조사에서 삼성SDI 25.3%, 파나소닉(자회사 산요와 합산)23%, LG화학17.3%, 소니 7.9%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42.6%)이 리튬이온 전지 생산에 진출한지 10년 만에 일본(33.7%)을 따돌렸다는 점에서 일본 기업의 위기의식은 한껏 고조됐다.
 
파나소닉의 이번 발표는 빠른 확장세를 보이는 한국 기업에 대항하기 위한 자구책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에 뒤진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날로 치솟는 엔고의 압박에서 벗어나 보겠다는 고육지책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한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일본 내 전력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점도 이전을 택한 이유 중 하나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 업계“비용절감, 한계 있을 것”..삼성SDI, 내년 점유율 28% 목표
 
국내 기업들은 파나소닉의 행보에 개의치 않는다는 분위기다. 
 
저가형 제품은 중국에서, 고가형 하이엔드 제품은 국내에서 생산하는 등 일본보다 앞서 비용절감을 해왔기 때문이다.
 
삼성SDI의 마케팅 담당 관계자는 "각 기업들은 필요한 부분에 한해 이미 중국산 자재를 쓰고 있고, 공장에 자동화 설비가 많아졌기 때문에 30%씩이나 비용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현재 미칠 영향력은 없다"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도 "파나소닉이 조직에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며 "필요하다면 중국에 공장을 더 지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비용절감 차원으로만 바라볼 게 아니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파나소닉은 중국이 생산지인 동시에 큰 소비시장이라는 점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가격 경쟁력만으로 한국 기업을 따라잡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는 "파나소닉의 이번 발표는 한국 기업에 긍정적 뉴스"라며 "중국에서 생산이 이뤄지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수급상황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삼성SDI는 오는 2012년까지 5개 라인을 증설해 12억5000만셀 생산하고 세계 시장에서 27~28% 점유율을 차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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