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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ELS오해와진실)①급성장 구가하는 ELS 시장

2012-01-1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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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소연기자] 주가연계증권(ELS)이 파생금융상품 시장 침체 속에서도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ELS는 주가 하락시에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지난해 발행액은 33조원에 육박하면서 출시 9년만에 10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높은 인기 이면에는 불완전판매, 종가조작 시비 등 부작용에 따른 피해사례도 적지 않다. 과연 투자자들은 ELS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ELS 상품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3회에 걸쳐 진단한다.(편집자주)
 
 
ELS는 주가지수와 개별종목 등락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원금 보전 형태에 따라 전액을 보전해 주는 원금보전형, 원금비보전형, 원금부분보전형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주가가 하락해 추후 상승여지가 많을 경우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며 시장에서 인기를 받고 있다. 지난해 ELS 발행액은 32조9938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ELS가 인기를 끌자 증권사들은 너도나도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고액자산가들도 자산 증식을 위한 투자상품으로 ELS를 택하면서 지난해 ELS 사모 발행액은 19조7304억원으로 전년대비 41% 급성장했다.
 
ELS는 세월을 거치며 복잡하고 다양해졌지만 첫 시작은 사뭇 달랐다.
 
◇ELS, 2003년 등장..처음에는 원금보장형만
 
ELS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인 것은 9년 전인 지난 2003년 3월이다.
 
그해 증권거래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시장에 나올 수 있었다. 당시에는 장외파생금융상품업 겸영 인가를 받은 대우, 굿모닝신한(현 신한투자), LG투자(현 우리투자), 삼성, 하나, 동원(현 한국투자) 등 6개 증권사만 ELS를 출시할 수 있었다.
 
삼성증권이 2003년 3월12일 국내에서 최초로 ELS를 발행했고 14일 LG, 동원에 이어 나머지 증권사들도 며칠 간격으로 줄줄이 ELS를 출시했다.
 
처음 ELS는 전액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었다. 원금보장형이 다른 유형보다 단순한 구조를 지녔기 때문에 원금보장형으로 상품 출시가 한정됐다.
 
이후 2004년~2005년 6개 증권사 외에 다른 증권사들도 ELS를 발행하는 등 시장이 확대되면서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요구에 맞춰 원금비보장형 상품이 출시됐다.
 
전균 삼성증권 파생상품시장분석본부 책임연구원은 “원금보장형이 가장 심플해서 투자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며 “ELS 발행하는 증권사들도 헤지에 대한 부담이 덜했다”고 회상했다.
 
◇시작부터 '승승장구'..첫해 발행액 3조4654억원
 
ELS는 출시 초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아 발행 첫 해 사모와 공모를 합한 전체 발행액 규모가 3조4654억원에 달했다.
 
당시 ELS와 비슷한 구조를 지닌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이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고 주식시장이 바닥을 찍고 회복하면서 타이밍도 적절했던 덕분이다.
 
전 연구원은 “2003년은 은행 예금 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증시는 바닥을 찍고 올라오던 과정이었다”며 “주가 수익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새로운 금융상품인데 주식 성과에 맞춰주면서 원금 보장이 된다는 장점 때문에 투자자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이후에도 ELS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ELS 발행규모는 2004년 5조5955억원, 2005년 14조2295억원, 2006년 22조2821억원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녹인(Knock-IN: 하단 배리어 터치), 녹아웃(Knock Out: 상단 배리어 터치) 공포와 만기일 종가 조작 논란 등이 이어지며 침체기를 겪기도 했다.
 
리먼 사태로 기초자산가격이 폭락하면서 ‘녹인’에 따른 원금손실이 이어졌고, 2010년 들어서는 기초자산 급등으로 ‘녹아웃’에 의한 수익률 제한 공포가 이어지면서 시장이 움츠러들었다.
 
아울러 ELS 만기일에 수익률을 제한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종가를 조작한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소송에 휩싸이는 등 불명예스러운 일도 겪었다.
 
◇ ELS 시장 "아픈 만큼 성숙할 것"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ELS 시장이 아픈 만큼 성숙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국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형 ELS 보다 종목형 ELS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점쳤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유럽 쇼크로 인해 ELS 발행규모가 급감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에 비하면 훨씬 유연한 대응을 했다”며 “2008년에는 월 발행규모가 959억원에 그치는 등 고사 직전이었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ELS가 발행규모 약 35조원에 달하는 성숙한 시장이 될 것”이라며 “한국형 헤지펀드로 일부 ELS 투자자가 이동할 것이고 파생결합증권(DLS)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또 다른 대안투자상품이 증가한 만큼 폭발적 성장보다는 안정적 성장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지난해 퇴직연금사업 관련 ELS 발행 증가로 지수형 ELS가 전체 발행액의 74%를 차지했지만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종목형 ELS가 증가해야 한다며,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종목형 ELS가 활황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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