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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정부, 기름값 '불구경'"..유류세인하 요구 '고조'

휘발유값 46%가 유류세..OECD국가 중 최상위

2012-03-09 14:30

조회수 : 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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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당장 생계가 막막한데, 정부는 손을 놓고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고 있어 울화통이 치민다.”
 
“LPG 가스가격도 1100원대라니 말이 되나. 숨이 막힌다. 트럭을 몰고 아파트 알뜰장터를 돌며 장사를 하는데 기름값이 월 20만원 이상 추가로 더 들어가 장사를 포기했다.”
 
9일 오전 8시 56분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 홈페이지(www.koreatax.org)에는 ‘유류세 인하 서명운동’ 직후 3일 만에 8006명이 참여해 정부의 유류세 정책에 대해 성토하는 글들로 빼곡하다.
 
전국 16개 시·도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최근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하며, 지난 1월 이후 두 달간 하루도 빠짐없이 상승했다.
 
특히 서울지역 휘발유 값은 지난달 22일 사상 최고가를 넘어선 이후 계속 상승하면서 리터당 2100원에 육박했다.
 
이처럼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건 중국과 인도 등 신시장의 수요 급증과 OPEC의 생산능력 감퇴, 이란의 핵개발로 인한 중동 정세불안 등 탓이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면 SK이노베이션(096770), GS(078930)칼텍스, 에쓰오일(S-Oil(010950)),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도 답답해진다.
 
정작 가공 및 유통 마진은 전체의 6% 수준으로 낮은 편이고, 수익의 절반이 넘는 부분을 수출에서 거둬들이고 있지만, 기름값이 오르면 여론의 비난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유류세가 높은 탓에 국민이 체감하는 기름값 부담이 휠씬 높아진다.
 
<국내 보통 휘발유 가격구조(2월 마지막주 기준)>
자료 : 한국석유공사
 
국내에서 판매되는 보통 휘발유 가격구조를 살펴보면 지난달 마지막주 기준 주유소 판매가격은 리터당 2003.98원으로 이 중 세전 정유사 가격이 954.12원(47.61%), 유류세 928.07원(46.31%), 유통비용 및 마진 121.79원(6.08%)이다.
 
유류세는 교통세를 비롯해 개별소비세, 교육세, 주행세, 판매부과금, VAT 등 갖가지 세금 항목이 포함돼 판매가격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 된다.
 
우리나라 기름값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것도 유류세 탓이 크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전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네덜란드의 90% 수준이며, 영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미국, 일본과 비교하면 각각 2배, 1.5배 더 비싸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들의 이런 부담을 외면하고 '강 건너 불구경'이다.
 
국제유가가 130~140달러 이상까지 올라야 유류세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지난 2010년 기준 국세에서 간접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52%나 되는 반면 전체 세수 중 소득세 비중은 16.5%로 낮다”면서 “2009년에는 근로소득세 13조원보다 유류세(20조원)가 7조원 더 걷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이어 “기름값이 올라가면 유류세는 자동으로 증가해 국민은 고통받고 국가만 배부른 상황”이라며 “정치권이 나서서 이런 상황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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