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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삼성-애플 특허戰, 보이는게 전부 다가 아니다

2012-06-01 17:13

조회수 : 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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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IT업계에서 특허전쟁을 하다 결국 지는 쪽이 배상으로 끝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삼성과 애플의 지루한 특허공방은 과거와 성격이 많이 다르다.
 
핵심 쟁점이 기술경쟁에서 디자인 경쟁으로 바뀌었고, 공급자 중심(삼성) 기업에서 수요자 중심(애플) 기업으로 넘어가는 일종의 진통 과정이다. 
 
그리고 애플의 진짜 싸움은 팔다리(삼성·HTC)가 아닌 구글이라는 머리와의 전쟁으로 안드로이드 연합군에 대한 일종의 경고를 내리고 있는 셈이다.
 
구글 입장에서는  삼성이 밀려서는 안되기 때문에 전세계가 두 기업의 빅매치를 주목하고 있다.
 
◇삼성-애플 특허전쟁에 숨은 게임의 법칙
 
삼성은 자사 통신·기술 특허를 이용하고 있는 애플에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다. 애플 역시 삼성이 자사 유저 인터페이스(UI) 특허를 사용하고 있다며 로열티를 내라는 주장이다.
 
삼성과 애플은 '소송'과 '합의'라는 두 가지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다
 
소송에서 이기면 막대한 로열티를 받아낼 수 있기 때문에 협박을 하고 있지만 불리하다 싶으면 피해를 보기 전에 '합의'에 응할 수 있다. 
 
법원이 어느 한쪽 손을 들어주기 전까지 상대가 어떤 행동을 취하든 '소송'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다.
 
삼성이든 애플이든 막대한 소송비용을 지불하며 패소결정이 날때까지 소송전을 끌고 갈 이유가 없다.
 
애플과 삼성은 상대편의 대처행동을 고려하면서 자기의 이익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막대한 로열티를 앞에 둔 일종의 게임이론이다.
 
◇특허소송은 삼성-애플에게 '윈-윈 전략'
 
삼성은 이번 소송을 통해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기업'이란 인식을 전 세계에 확산시켰다.
 
일종의 파생적 긍정 효과로 이덕에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급증했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는 애플의 아이폰을 처음으로 넘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애플도 세계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유지했다. 애플의 브랜드 가치는 1829억51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9% 증가해 세계 최고 브랜드로 평가받았다.
 
사실 애플도 과거 이런 소송과정을 겪으면서 지금의 왕좌에 올랐다.
 
애플의 예전 적은 MS와 IBM으로 애플은 IBM을 '빅브라더'로 지칭하며 지속적으로 비난하면서 덩치를 키워왔다.
 
◇변호사도 덩달아 대박
 
애플과 삼성의 특허전쟁은 변호사에게도 대박을 안겨줬다.
 
삼성전자는 해외법무팀과 지적재산권(IP) 센터를 중심으로 변호사와 변리사를 대거 확충하고 있다.
 
이달 초엔 김원경 주미 한국대사관 경제참사관이 삼성전자 상무로 옮겼다. 그는 특허마찰 등 해외 통상문제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삼성에 고용된 변호사들의 연봉은 4억원대지만 승소하면 수십억원 이상의 성공보수를 받게 된다.
 
애플도 최근 삼성전자의 소송을 준비하며 한국계 변호사 73명과 보조인력 20명을 채용했다.
 
하지만 특허 범위와 로열티 규모에 대한 견해 차이로 로열티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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