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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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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 자취방은 이렇게 구하자

2024-06-2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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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언론사에 입사한 친한 동생에게 그제 전화가 왔습니다. 본가에서 출퇴근 시간이 오래걸려 자취방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는데, 바로 다음 날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계약을 파기해야할지 고민이 된다고 했습니다.
 
이유인 즉, 부동산 중개보조원이 의뭉스럽다는 겁니다. 들어보니 동생은 본계약이 아닌 가계약인데도 보증금 2000만원의 10%, 200만원을 계약금으로 이미 냈습니다. 또 보증금을 대출받아 들어갈 예정인데 집을 쪼개기 한 곳이라 등기부등본이 나오지 않는다고요. 그럼에도 중개보조원은 아무 문제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답니다. 임차인이 염려하는 부분은 무시하고, 집주인 편만 드는 것 같아 혹여나 나중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까 우려된다고 했습니다. 계약 전에는 밤에도 잘만 연락을 받더니, 계약금을 내고나니 연락도 제대로 되지 않아 괘씸하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이사람은 정식 자격증을 딴 공인중개사가 아니라 이른바 '실장'입니다.
 
지난해 1월 처음으로 자취방을 구하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저도 완전히 비슷한 일이 있다가 6개월만에 중도퇴실했는데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0만원 수준의 집은 중개수수료 상한액이 통상 30만원 아래입니다. 저도 들어갈 때 그 비용을 지불했고요. 그런데 집주인이 이상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기들은 50만원을 지불했으니, 저도 50만원을 내야한다고요. 대신 집은 빨리 빠질 거란 말도 덧붙였습니다. 이 집을 우선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죠. 저는 상한액 이상으로 복비를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었으나, 집이 빠지지 않아 이사에 문제가 생기는 것보다는 차라리 복비를 더 얹어주는 게 낫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제서야 부동산 중개보조원, '실장'의 태도가 이해가 갔습니다. 집주인에게 돈을 더 받으니 어떻게든 집을 빼기 위해 혈안이고, 저처럼 자취방을 처음 구하는 사회 초년생에게 가계약금으로 본계약금을 요구해 계약을 취소하기 어렵게 만드는 겁니다. 다행히 다음 집의 부동산 사장님은 믿을만한 분이었는데요. 그의 조언을 통해 20만원의 추가 복비는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집을 빼야하는 전 세입자인 저나 집주인 입장에서는 복비를 얹어주는 편이 편리하지만, 사회 경험이 부족한 세입자 입장에서는 불리해집니다.
 
그래서 집을 구할 때 저만의 팁이 생겼습니다. 우선, 플랫폼을 통해 방을 보고 문의를 하기보다는 가고싶은 동네의 괜찮은 부동산 리스트를 추리고 그 부동산에 방을 보여달라고 하는 게 낫습니다. 이유는 ①좋아보이는 방은 허위매물일 수 있고 ②실제 좋은 방은 너무 빨리 빠지기 때문에 온라인에 올라오지 않으며 ③안전한 부동산에서 보여주는 집이 만족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④복비를 내는 만큼 세입자가 요구하는 것도 조율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가계약 단계에서 본계약금을 요구하는 곳은 거르는 편이 좋습니다. 그 집이 좋아보이더라도 말이죠. 가계약금은 본계약금의 10~30% 수준이 적당합니다. 실제로 좋은 집이라면, 가계약을 취소하더라도 다음 사람이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세입자가 가계약을 취소하기 어려운 환경을 굳이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느 정도는 손해를 보는 것도 감수해야 합니다. 손해를 안 보는 게 가장 좋겠지만, 살다보면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니까요. 원금을 보장받으려고 아등바등 대다가는 오히려 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고요. 그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클 겁니다. 흘려보낼 줄도 아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서울 용산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주택가 모습.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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