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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정

디지털 전환 앞둔 케이블업계 고민

성장세 꺾이고 구닥다리 이미지도..'국민플랫폼' 자리매김 하려면?

2012-06-0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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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방송환경이 디지털로 구축돼 가면서 케이블TV업계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지난 2일 끝이 난 '2012 디지털 케이블TV쇼'는 '미디어 복지'와 '디지털 선도'를 화두로 제시했다.
 
주최측은 디지털방송 전환 이후 정보 격차가 벌어질 것을 우려해 케이블TV가 '진짜 디지털'을 이끌고 '정보 공유'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달 31일 개막식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5년까지 도시지역 케이블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부터 100% 완료하겠다면서 그에 상응하는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디지털 전환율 30%..3년 뒤 100% 완료한다 했지만
 
이번 행사를 관통한 묵직한 주제는, 달리 말해 '디지털 전환을 위해 노력할 테니 정부도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케이블TV업계는 구체적으로 향후 3년 동안 7조3000억 원을 디지털방송 구축에 투입하겠다면서 방송통신발전기금 3년 유예, 한전 전주 임대료 감면, 세제 혜택과 융자에 대한 이자율 축소, 지상파 재송신 제도 개선 등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요구했다.
 
디지털 전환 정책이 지상파방송의 아날로그 종료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는 비판이 높은 가운데 케이블TV업계의 선도적 목소리는 평가할 부분이 없지 않다.
 
문제는 이행 의지다.
 
이들은 지난 '2010 디지털 케이블TV쇼'에서 2012년까지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율을 70%로 높일 계획이라고 했지만 지난 3월 기준으로 이 비율은 30%를 밑도는 수준이다.
 
정부 지원에 마냥 기댈 수도 없다.
 
양휘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지난 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방통위와 원칙은 합의된 상태지만 그 이상은 구체적으로 설명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계철 방통위원장은 이날 케이블쇼에 참석해 쓴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 스마트 미디어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지만 케이블TV는 스마트 시대로 나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속히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케이블TV는 아날로그라는 갈라파고스 섬에 갇혀 도약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전환을 조속히 완료하고 케이블TV만의 고유한 고품질 디지털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라"고 충고했다.
 
 
◇KT 가세한 업계 경쟁 치열..구닥다리 이미지 벗어야
 
디지털 전환을 앞뒤로 방송업계 경쟁은 격화될 게 자명하다.
 
이미 지난 몇 년 사이 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 유료방송과 유료방송 사이에 잇달아 분쟁이 터졌고 일부는 법적소송으로 이어져 경쟁의 치열함을 예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말 지상파가 아날로그방송을 종료하면 케이블TV 정도만 디지털로 온전히 전환치 않은 플랫폼으로 남게 된다.
 
기존 아날로그 상품 가입자마저 케이블TV업계가 매력적 방송서비스를 내놓지 않을 경우 IPTV 등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케이블TV 가입자가 지난 2010년 1500만 명을 정점으로 찍은 뒤 하락세로 접어든 가운데, 막강한 자본력을 등에 업은 KT는 올 상반기 '미디어 가입자를 2015년까지 1500만 명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위성방송과 IPTV를 양손에 쥔 KT는 두 개 플랫폼을 합친 번들상품을 출시해 케이블업계를 위협한 바 있다.
 
디지털, 스마트시대를 대비해 새로운 서비스도 속출하는 양상이다.
 
업계 '슈퍼갑' 지상파방송사는 다음달 중 공동으로 N스크린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히는 등 나름의 자구책을 찾고 있다
 
◇케이블의 고육지책 '스마트셋톱', 'N스크린서비스' 속속 출시
 
현대HCN은 지난 달 31일 판도라TV와 손을 잡고 '에브리온TV'를 출범시켰다.
 
에브리온TV는 양사의 콘텐츠와 동영상서비스 기술을 합쳐서 만들어낸 플랫폼으로, 현대HCN은 이를 통해 N스크린서비스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씨앤앰은 최근 스마트셋톱박스를 출시해 업계 이목을 끌었다.
 
스마트TV를 별도 구입하지 않고도 유사한 기능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방송콘텐츠 제공 사업자의 도약도 눈여겨 볼 만하다.
 
꾸준한 투자와 자체제작으로 최근 2~3년 사이 케이블TV에서 아성을 구축한 CJ E&M은 올해 SBS의 제작비를 능가하는 수준의 자금을 방송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물론 N스크린서비스 등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영국 CJ헬로비전 상무는 지난 1일 케이블SO의 시장 전망을 주제로 한 케이블쇼 컨퍼런스에서, 케이블SO의 성장을 논하기 앞서 업계가 먼저 반성해야 할 것으로 가입자 확보, 브랜드 이미지 제고, 신사업 진출에 보다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 김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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