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황민규

삼성, 특허 1만6000건 무더기 출원..애플 노림수?

애플도 '록스타비드코' 통해 특허 1000여건 확보

2012-11-15 14:51

조회수 : 4,569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전쟁의 최대 격전지로 롱텀에볼루션(LTE)을 비롯한 무선통신 분야가 부상한 가운데, 양사는 다가올 소송전에 대비라도 하듯 관련 특허를 무더기로 출원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직접 연구개발(R&D)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가며 관련 특허권에 대한 절대적 보유량을 끌어올리고 있는 반면, 애플은 자회사인 '특허괴물' 록스타비드코를 통해 개인 발명가, IT 기업들로부터 스마트폰과 관련한 특허권을 대량으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한해 동안에만 국내외에서 총 1만6000여건의 특허를 대량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자체 기술개발을 통한 특허만을 집계한 수치로, 타사로부터 매입한 특허권을 합치게 되면 보유량은 큰 폭으로 늘어난다.
 
보고서에서 삼성은 지난해 10조3000억원을 투입한 R&D 역량을 통해 국내특허 5664건, 해외특허 1만234건을 출원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중 애플과의 본안소송이 벌어지고 있는 미국 현지에서 취득한 특허 건수는 4894건으로, IBM에 이어 6년 연속 2위의 입지를 유지했다.
 
1984년 처음으로 미국 특허를 등록시킨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총 10만1697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에서의 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누적건수 기준 우리나라 다음으로 미국에서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애플이 삼성전자에 특허 침해를 명분으로 수익의 20%를 라이선스 사용료로 요구하기 시작한 지난 2010년을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미국 내 특허 출원 건수는 매년 약 5000건 수준으로 급증했다. 사실상 애플을 비롯한 미국 내 특허괴물들과의 미래 전쟁을 염두에 둔 조치인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취득한 특허권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언급할 수는 없지만 통신뿐만 아니라 반도체 제조공정과 관련한 특허도 다량 포함돼 있다"면서 "2010년 애플이 특허 침해에 대한 문제제기 가능성을 제기하며 특허와 관련된 투자를 대폭 늘려왔다"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에 비해 통신특허 보유량에서 절대적인 열세에 있는 애플은 최근 자회사인 록스타비드코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통신 특허권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13일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가 미국 특허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록스타비드코가 보유한 1024건의 특허 소유권이 최근 애플로 이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록스타비드코는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소니, 리서치인모션(RIM)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만든 특허전문 회사로, 이 회사는 지난해 노텔의 특허 6000여건을 인수한 대표적인 특허괴물이다. 애플은 록스타비드코 지분 58%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애플로 이전된 특허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전해진 바가 없으나, 국내외 전문가들은 애플이 이들 특허를 통해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대형 제조사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 공격과 수비에 있어 특허권을 절대적 무기로 자리하게 만든 당사자가 바로 애플이다.
 
특히 지난해 록스타비드코는 노텔의 특허를 인수하면서 적지 않은 규모의 LTE 특허를 보유하게 됐다. 노텔은 과거 휴대폰의 명가로, 오래 전부터 차세대 모바일 기술을 개발해 특허로 확보해 놓은 상태다. 결국 애플이 이번에 록스타비드코로부터 넘겨 받은 특허는 LTE 관련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디자인을 무기로 한 애플의 특허전쟁이 점차 유저인터페이스(UI), 3세대(3G) 무선통신특허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IT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LTE와 관련된 특허소송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이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LTE 특허 확보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 특허법인의 한 관계자는 “애플이 자국시장에서 보유한 마지막 무기는 사실상 특허뿐”이라며 “록스타비드코 등을 활용해 경쟁업체에 대한 라이선스 공세를 가속화하고, 삼성은 통신특허와 부품개발 관련한 특허를 활용해 애플과의 소송전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 황민규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