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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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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과 실리 틀어쥔 安..초조해진 文

2012-12-0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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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왕의 귀환이었다. 주요 방송사들은 일제히 3일 오후 3시에 진행된 안철수 진심캠프 해단식을 생중계했다. 캠프 해단식이 전파를 타고 전국에 생중계되기는 처음이다. 퇴장한 선수의 영향력 치고는 지대했다.
 
그만큼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입에 이목이 쏠렸다. 관건은 단연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지원 내지 지지 표명 여부였다. 발언 강도에 따라 갈 곳을 잃은 표심이 방향을 잡을 수도 있었다. 투표율 제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오차범위 밖의 격차를 내주며 초조해진 문 후보와 민주당으로선 속이 타들어갈 법 했다. 캠프가 차려진 영등포 민주당사에는 곳곳마다 TV가 켜졌다. “언제까지 안철수만 바라봐야 하느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안철수의 판이었다.
 
드디어 안 전 후보가 입을 뗐다. 지지자와 팬클럽, 캠프 식구들, 각종 포럼과 자문단, 자원봉사자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뜻을 전한 그는 지난 23일 갑작스런 후보직 사퇴에 대해 “제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국민들에게 드린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며 이해와 용서를 구했다.
 
대선후보마저 과감히 버릴 정도로 대국민 약속을 지키는 모습이 다시 한 번 강조되면서 그는 ‘신뢰’ 이미지마저 얻었다. 그러면서 “사퇴 회견 때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이제 단일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씀드렸다”며 “저와 함께 새 정치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어 오신 지지자 여러분께서 이제 큰 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게 끝이었다. 사퇴 기자회견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보는 각도에 따라 해석이 제각각 달라질 수 있는 안철수 특유의 화법이었다. 정권교체라는 명분은 재차 강조됐지만, 속 시원한 지지 표명을 기대했던 민주당으로선 피가 바짝 마를 법 했다.
 
안 전 후보는 그러면서 여야, 모두에게 쓴 소리를 뱉었다. 그는 “더 이상 대선후보가 아니지만 국민적 우려를 담아 한 말씀만 드리고자 한다”며 “지금 대선은 거꾸로 가고 있다. 국민여망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치를 바라는 시대정신은 보이지 않고 과거에 집착하며 싸우고 있다”며 “흑색선전, 이전투구,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희 대 노무현 싸움으로 프레임이 재구성되면서 상호비난이 끊이질 않는데 대한 일갈이었다.
 
또 “대립적인 정치와 일방적인 국정이 반복된다면 새로운 미래는 기대할 수 없다”면서 “저는 이번 선거가 국민을 편 가르지 않고 통합하는 선거, 국민들에게 정치혁신, 정치개혁의 희망을 주는 선거, 닥쳐올 경제위기를 대비하고, 사회 대통합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고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누가 봐도 동의할 수밖에 없는 지적이었다. 이면에는 새누리와 민주, 양당에 대한 짙은 국민적 불신을 기반으로 한 양비론이 있었다. 새 정치를 갈구하는 지지자들을 다시 제3지대로 한데 모을 기반이기도 했다.
 
안 전 후보는 끝으로 “진심캠프는 오늘로 해단한다. 그러나 오늘의 헤어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새 정치의 길 위에 안철수는 저 자신을 항상 함께 할 것이다. 어떠한 어려움도 여러분과 함께 하려는 제 의지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상호 민주통합당 문재인 캠프 공보단장은 안 전 후보 발언 직후 브리핑을 통해 “새 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해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안 후보 말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확대해석 아니냐, 안 전 후보 발언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기자들 질문에는 “기대만큼 충분했다”며 “안 전 후보가 분명하게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반론했다. 표정은 강변과는 달리 밝지 못했다. 
 
  • 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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