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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스몰캡 기피하는 애널리스트의 속사정은?

2013-05-1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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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업무 능력을 확인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리포트에 투자의견과 목표가가 제시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상장 기업이 소형사일 경우 더 빈번하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동안 스몰캡 리포트의 75%가 NR(Not Rated) 즉 '투자의견 없음'으로 발간됐다. 
 
투자자들의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리포트에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가 제시되지 않고서 발간되는 것이다.
 
개인 투자자 정모씨(36세)는 "대형주보다 소형주에 더 관심이 있는데 대부분 연구원들이 관심을 두지 않아서 1년 간 관련 리포트가 한 개도 안나올 때가 많다"면서 "가뭄에 콩나듯 나오는 리포트조차도 전문가들의 투자의견을 조언받을 수 없는 점이 매우 아쉽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개인 투자자 김모씨(57세)는 "스몰캡 종목 리포트가 대부분 NR로 나오는데 내용을 보면 대부분 긍정적인 가운데 위험 요소가 약간씩 담겨 있다"며 "결국 투자자 개인 판단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하라는 것인데 연구원으로서 무책임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에 대해 애널리스트들도 할 말이 많다. 종목에 대한 분석이 미비해 자신감이 없다거나 실적 전망이 불가능해서 투자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보통 매출 비중이 높은 운용사·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종목 리포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한다.
 
증권사 소속 애널리스트들이 상장 종목에 대한 '매도' 의견을 내놓기 쉽지 않은 환경인 셈이다. 부정적인 투자 의견을 내놓으면 해당 기업과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 이유를 애널리스트에게 책임을 돌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투자 의견을 매수로 유지하면서 목표가를 하향하거나 NR로 제시한 리포트는 사실상 매도로 해석하면 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은 "기업 분석을 꼼꼼하게 했다고 해도 스몰캡 기업들은 작은 리스크에도 실적과 주가가 휘청거릴 수 있다"며 "구체적인 목표가를 명시하는 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연구원이 상장 회사를 직접 방문해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서 재무 상황이나 취약점, 중장기 계획 등을 논한다"면서 "중소기업의 경우 회계 구조가 투명하지 않거나 기업에서 잘못된 정보를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 구체적인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 종목에 대해 담당을 하고 있는데 중간에 횡령·인수합병(M&A) 등의 굵은 이슈가 나올 경우에도 NR로 처리한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는 중소기업 종목에 대한 조명을 하고 싶고, 이에 대해 일정 부문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코스닥 소형주보다는 코스피의 중·대형주를 분석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회사와의 이해 관계가 상충되는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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