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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주

(초점)美 출구전략 카운트다운..6월? 9월?

2013-05-2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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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양적완화(QE·돈풀기)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출구전략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정책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경제지표의 개선 여부를 지켜본 뒤 가을부터 이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양적완화의 효과와 종료 시기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해 논란에 불을 붙였다.
 
◇버냉키, 출구전략 시사..FOMC 의사록 "이르면 내달 축소"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의회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 출석한 버냉키 의장은 이날 양적완화를 반대하는 매파와 이를 찬성하는 비둘기파의 의견 모두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키웠다.
 
버냉키 의장은 연설을 통해 "기준금리 인상 또는 자산매입의 조기 축소는 미국 경제를 다시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양적완화 축소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연설 이후 출구전략의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수개월 내에는 축소를 검토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출구전략의 시행은 사실상 시간문제일 뿐 양적완화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날 공개된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는 다수의 위원들이 이르면 6월부터 양적완화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은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하기 이전에 고용시장의 개선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매파 인물로 알려진 리차드 피셔 달라스 연준 총재는 지난 20일 미국의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통화정책은 시장 유동성은 충분히 높였지만 일자리 창출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출구전략 '시기상조'..고용시장 회복이 관건
 
이날 버냉키 의장은 고용지표가 개선된다는 전제 하에 수 개월내에 양적완화 규모를 줄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 내에서 출구전략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시행 여부는 고용시장의 개선에 달려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전문가들은 일관되지 않은 고용지표의 모습에 고용 증가가 과연 지속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딘 마키 바클레이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고용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해 고용을 크게 늘리지 않고 있다"며 "기업들은 수요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고용을 크게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지난 3월 시퀘스터(자동예산삭감) 시행으로 지표가 더 주춤하는 모습"이라며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도 2%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매월 비농업 취업자 수가 등락을 반복하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또한 들쑥날쑥한 행보를 보이면서 고용지표 개선에 대한 확신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국 월별 민간 고용 추이.(사진제공=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이에 양적완화 정책 축소를 결정하기 이전에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확실한 징후를 발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준 총재는 "최대 규모의 부양책 덕분에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지만 고용시장의 개선을 평가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글라스 보스윅 차프델라인FX 매니징디렉터는 "연준이 미국 경제에 대해 조금 더 자신감을 갖게 됐지만 여전히 양적완화 종료에 대해서는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를 불확실한 경제 지표들이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구전략 우려 가시화..9월께 실시 관측
 
아직 미국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른 시일내에 연준의 양적완화가 출구전략으로 선회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양적완화가 10년, 20년 계속 지속될 수는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출구전략을 사용할 것이라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연준이 강력한 경기부양 기조를 언제 되돌려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9월쯤에는 경제지표를 평가를 완료하고 출구전략을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준 총재는 뉴욕 맨해튼 연설에서 "미국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를 줄일 수 있을 정도로 경제상황이 나아졌음을 확신하려면 향후 3~4개월 정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빌 그로스 핌코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도 국채가격 추이를 근거로 내세우며 9월 정도를 자산매입 축소 시점으로 내다봤다.
 
연준 연구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양적완화로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100bp 정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으나 아직 자산매입 축소에 돌입하지 않았는데도 금리가 40~45bp 올라 절반 정도 정상화됐기 때문이다.
 
또 현재 인플레이션 부담이 낮고 국채 보유비중도 50% 미만일 뿐 아니라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대로 예상되면서 갑자기 출구전략을 시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짐 오 설리반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버냉키의 발언은 연준이 오는 가을부터 축소에 들어갈 것이라는 그의 관점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폴 에쉬워스 캐피탈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올해가 끝나기 전에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해 내년 상반기에는 정책을 완전히 종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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