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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뉴스초점)소셜커머스 3주년, 새 이커머스 시장을 열다

2013-07-15 20:13

조회수 : 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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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앵커: 흔히 '반값할인'이라 불리는 소셜커머스, 여러분들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텐데요. 어느덧 소셜커머스가 등장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이용자에게 색다른 온라인쇼핑의 기회를 선사했고, 인터넷업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소셜커머스 등장 3주년을 맞아 성공과 한계, 앞으로 전망에 대해 간단히 짚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는데요. IT부 최용식 기자 나왔습니다. 최 기자. 아직 소셜커머스에 대해 모르는 분들도 있는데요.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말씀하신대로 특정 기간 하나의 상품을 파격적인 할인가로 제공하는 사업모델을 말하는데요. 미국에서 그루폰이라는 업체가 처음 시도한 바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소셜커머스라는 말이 쓰이지만 엄밀히 보자면 잘못된 표현입니다. 해외에서는 딜오브더데이(Deal-of-the-day)라는 말로 통용이 됩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소셜커머스라는 용어에 더 친숙해하니 그대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소셜커머스는 혁신적인 서비스가 아닙니다. 이미 예전에 공동구매처럼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대표적인 경우가 우트닷컴입니다. 하지만 소셜, 모바일, 로컬 등 IT업계 새로운 열풍에 힘입어 자본과 인재가 몰렸고, 세계적으로 크게 성장을 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앵커: 국내에서는 어떤 기업들이 있나요.
 
기자: 널리 알려진 업체로는 청년창업가 신현성 대표가 만든 티켓몬스터가 있고요. 이밖에 쿠팡, 위메프 등이 꼽힙니다. 2011년까지 소셜커머스가 돈이 된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관련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는데요. 대부분 망하고, 지금은 앞서 언급한 세 개 업체로 시장이 정리됐습니다.
 
앵커: 예. 소셜커머스는 3년 전만 해도 생소했으나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죠. 성장추이가 어떻습니까.
 
기자: 놀라울 정도로 급성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소셜커머스 시장규모는 각각 500억원, 1조원,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시장이 2조5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사이트 트래픽, 즉 이용률을 살펴보겠습니다. 상위 세 업체는 창사 1~2년 만에 순방문자수 800만명에 육박합니다. 이는 옥션이나 지마켓과 같은 오픈마켓에 상당 부분 근접한 수치입니다.
 
앵커: 대단하네요. 성공요인이 뭘까요.
 
기자: 제일 먼저 한국 특유의 시장상황을 들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이커머스 업체들이 발달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말하는데요.
 
도시인구만 하더라도 3000만명을 넘고, 세계적인 인터넷망을 보유했습니다. 아울러 자영업자 인구들도 많아 소셜커머스 업체들로서는 파트너사를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한국사회 전반적으로 불황이 심화됐다는 점도 언급할 만한데요. 한국은행이 낸 한 통계에 따르면 엥겔지수는 2012년 말 최고 수준이 됐습니다. 따라서 싼 가격을 원하는 이용자와 치열한 경쟁상황에 놓인 자영업자들이 크게 증가하게 됐죠.
 
이밖에 세계적인 벤처열풍이 불면서 대규모 투자금을 비교적 손쉽게 유치했다는 점, 유능한 젊은이들이 소셜커머스에 흥미를 가짐에 따라 양질의 인적자원을 확보했다는 점이 꼽힙니다.
 
앵커: 하지만 잡음도 많지 않았나요. 예를 들면 서비스 논란이라든지..
 
기자: 예. 그렇습니다. 신생기업으로서 사업경험이 별로 없었고, 급격히 전국구 단위 영업망을 갖추느라 관리를 소홀히 한 점도 있습니다. 그리고 시장경쟁 강화로 인해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과 제휴를 맺기도 해 가품, 허위광고 논란이 빈번히 발생했죠.
 
이에 따라 공정위로부터 고강도 규제를 받기도 했는데요. 상품을 단순 중개하는 통신판매중개업자가 아닌 거래에 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통신판매업자로 지정이 돼 상품 및 고객관리 능력을 대폭 끌어올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봤을 때 꼭 나쁘지만은 않았던 게 이로써 소비자 신뢰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앵커: 말씀대로 3년 전만 해도 신생기업들이었는데 이렇게 커졌다는 게 놀랍습니다. 산업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요.
 
기자: 많은 의미가 있습니다. 우선 지난 3년간 IT업계에서 수많은 신생기업이 나왔지만 플랫폼으로 진화한 경우는 카카오톡과 더불어 소셜커머스가 거의 유일합니다. 새로운 이커머스가 등장하길 바라는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한 것이죠.
 
그리고 업체들 모두 자수성가했다는 점, 20~30대 유능한 젊은이들이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 등 극적인 요소도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 앞으로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위기와 기회 모두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위기요인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우선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온라인 리서치기관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선두업체 쿠팡의 월간 순방문자수는 800만~900만명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거래액 또한 증가세가 조금씩 완만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2011년만 하더라도 매달 수십%씩 성장했으나 이제는 그 추이가 분기, 혹은 연간 단위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성장정체라는 말을 쓰기는 좀 그렇지만 적어도 아직 대중화되지 못한 서비스라는 의미로는 해석 가능합니다.
 
그래서인지 회사성장에 한계를 느끼는 직원들이 나가서 창업을 하거나 다른 업종을 이직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에서 소셜거품이 빠르게 꺼짐으로써 투자를 유치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기회요인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일단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더불어 소셜커머스 회사들이 계속해서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존 온라인쇼핑은 많은 물건을 쌓아놓고 골라서 사라는 식이었는데요. 소셜커머스는 싸고 흥미로운 제품을 선별해서 제시하는 이른바 홈쇼핑과 비슷한 모델입니다. 이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요.
 
게다가 스마트폰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모바일쇼핑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좁은 디스플레이와 직관적인 유저인터페이스는 오픈마켓보다는 소셜커머스에 더 어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한국형 아마존으로 진화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는데요. 이들이 어떠한 혁신을 갖고 올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앵커: 요즘 창조경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 않습니까. 소셜커머스가 좋은 모범사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주길 바라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최용식 기자. 수고했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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