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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연

반복되는 은행 조직개편 `싸늘`.."역효과도 고려해야"

2013-07-2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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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최근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선임된 은행들을 중심으로 조직개편 바람이 불고 있는데 대해 업계의 반응이 싸늘하다. 
 
조직개편을 통해 나누어졌던 부서가 통합되거나 합쳐졌던 조직이 다시 나누어지는 등 부서간, 조직간 `헤쳐모여`와 `헤쳐`를 CEO가 바뀔 때마다 반복하고 있는 것.
 
조직개편의 가장 큰 명분은 '영업 강화'와 이를 통한 `수익개선`이다. 그러나 이같은 조직개편의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고,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 전무와 상무 등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하루 전인 23일에는 부행장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이 이뤄졌다. 지난 19일 이건호 신임 행장이 선임된 후 조직정비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이다.
 
이 행장은 취임 전부터 이미 조직개편을 준비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만큼 노조에 의해 출근이 막힌 것과는 상관없이 은행장으로서의 첫번째 드라이버를 날렸다. 10그룹 15본부 61부 1실 체제였던 조직을 17본부 57부 2실 체제로 재편성하고 그룹은 모두 폐지해 본부장급 이상 임원 수를 25명에서 17명으로 크게 줄였다.
 
이와 함께 기존 '영업그룹'을 '영업기획본부'와 '영업추진본부'로 세분화해 리테일 영업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자산관리(WM)사업부와 PB(Private Banking)사업부는 WM사업본부로 통합키로 했다. 지난 2011년 12월 두 사업부를 분리한지 1년반 만에 다시 합친 것이다. 국민은행은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수요 증가를 반영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까지 은행의 수익성이 좋았던 시절에는 사업부와 부행장 수를 늘리는 등 은행들이 지금과 정반대의 모습이었다"며 "최근 은행 수익이 줄고 성장이 둔화되다보니 부서 통합과 분리를 반복하면서 최적의 조직체계를 갖추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개인영업부와 기업영업부는 분리와 통합이 반복되는 단골부서다. 
 
국민은행의 경우 2010년 1월 조직개편을 통해 두 기관 영업부를 분리했으나 그 해 말 이뤄진 조직개편에서는 두 영업부를 다시 통합했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점포가 개인고객과 기업고객이 모두 거래할 수 있는 통합 금융센터 중심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임영록 신임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이 기업금융영업 전용점포 부활 계획을 내비춰 기업영업과 개인영업은 다시금 분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시중은행도 사정은 비슷하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기존에 분리돼 있던 개인영업과 기업영업을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얼마 전부터 개인금융과 기업금융을 통합한 금융센터를 전면 시행하고 있고신한은행은 이미 지난해 1월부터 대부분의 점포를 개인고객과 기업고객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금융센터로 전환했다.
 
이같은 영업조직의 개편에 대해 양진수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점포를 통합하거나 분리하는 것, 사업부를 나눴다가 다시 붙여놓는 것 등과 같은 개편작업은 신규고객 유치가 어려워지자 내부 조직개편을 통해 해결책을 찾으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새로운 수익원을 찾지 못한다면 아무리 조직개편을 반복해도 수익 악화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영업조직의 잦은 통폐합과 개편은 직원들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신중한 조직개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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