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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4% → +4.2%..가능할까

2009-02-0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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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3일 한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을 주요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4%로 내려 전망한 것은 대외 의존도가 70%를 넘는 우리 경제의 특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수 부진의 늪에 빠진 가운데 금융 위기가 실물경제를 짓누르면서 세계 무역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해 지난해 11월말 2%로 전망한 지 두 달 여 만에 6%포인트나 내렸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 플러스로 돌아선 뒤 빠르게 회복되면서 내년에는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경기가 회복된다면 하강 속도만큼이나 빠른 상승 속도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 올해 성장률 주요국 중 꼴찌
   
IMF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작년 11월24일 2%로 봤다가 이날 -4%로 조정한 것은 지난달 28일 이른바 '아시아 네 마리 용'의 성장률을 2.1%에서 -3.9%로 수정하면서 이미 예고됐다.
   
아시아 신흥산업국(NIEs)을 뜻하는 4룡에 대한 11월 당시의 전망치는 한국과 싱가포르, 홍콩이 2%로 같았고 대만은 2.2%였다.
   
이번 발표에는 나머지 3국이 빠졌지만 이들 국가의 하향조정폭도 우리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재정부 당국자는 "우리는 11월보다 6%포인트 내려갔는데 싱가포르는 6.9%포인트, 홍콩은 4%포인트 가량 떨어졌다"고 말했다.
 
홍콩의 낙폭이 적은 것은 상대적으로 높은 서비스업 비중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날 발표만 보면 G7(선진 7개국)과 브릭스(BRICs) 등 주요국가 가운데 한국의 낙폭이 제일 컸고 성장률도 꼴찌다. G20(주요 20개국) 중에서도 최하위인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G7(선진 7개국)국가는 모두 -1.2~-2.8%의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된 가운데 11월 대비 전망치의 낙폭은 일본의 -2.4%포인트(-0.2→-2.6%)를 제외하면 모두 1%포인트대에서 하락했다.
   
또 중국 1.8%P(8.5→6.7%), 인도 1.2%P(6.3→5.1%), 브라질 1.2%P(3.0→1.8%), 멕시코 1.2%P(0.9→-0.3%) 등도 1%포인트대의 하락폭을 보였고 러시아 4.2%P(3.5→-0.7%) 등이 2%P이상 떨어졌다.
   
한국 다음으로 낙폭이 크고, 성장률이 낮은 곳은 각각 러시아와  영국(-2.8%)이었다.
 
◇ 왜 두달새 -6%P나 깎였나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이 곤두박질한 이유는 세계 경제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인 0.5%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의 수출이 급감하고 내수가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KDI)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때 우리 경제 성장률은 0.6~1%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IMF는 한국 내수의 볼륨이 작년보다 5.1% 작아지고 수출입은 1.1%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봤다는 게 재정부의 전언이다.
   
실제 12월 내수용 출하는 -15.0%로 내수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고 수출은 작년 11월(-19.5%)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지난 1월에는 -32.8%를 기록하며 사상 최악의 감소율을 보였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의 대외의존도는 2007년 기준으로 76.1%였다.
   
세계 무역이 축소되고 보호무역주의 성향마저 고개를 들 조짐인 상황에서 수출을 성장엔진으로 삼았던 한국 경제가 가장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판단이 강하게 작용한 셈이다.
   
정부는 그러나 실제 올해 성장률은 IMF 전망치를 상회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이 급락하면서 이에 대한 반등효과로 1분기부터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회복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00년 4분기에 -0.9%를 기록한 뒤 다음 분기에 2.2%로 반등했고 2003년 1분기에도 -0.4%로 꺼졌다가 2분기에 0.4%로 올라선 사례가 있다. 외환위기 때도 1998년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7.8%로 사상 최악이었지만 2분기에는 -0.8%로 낙폭이 줄었다.
   
아울러 수출이 줄어도 수입이 함께 감소하면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작년 4분기에 1.9%포인트나 된 점도 성장률의 낙폭을 줄일 수 있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 "내년 성장률 주요국 중 3위 전망"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년 성장률 전망이 G20을 포함한 주요국 가운데 세번째로 높은 4.2%로 나왔다는 점이다. 중국(8.0%)과 인도(6.5%)에 이은 것이며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인 3.0%를 웃도는 것이다.
   
대부분 1% 안팎의 성장이 예측된 G7 국가는 물론 브라질(3.5%), 멕시코(2.1%), 러시아(1.3%) 등보다도 높다.
   
내년 전망치에서 올해 전망치를 뺀 수치로 경제 회복의 속도를 가늠해볼 경우 한국은 8.2%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이는 아시아 4룡의 7%포인트를 상회한 것이다.
   
이런 전망의 근거 역시 세계 경제가 하반기부터 기력을 차리면서 무역도 회복될 것이라는 예측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IMF는 우리 경제가 올해 1~4분기별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5.1%, -5.9%, -5.7%, 0.9%로 4분기에는 플러스로 전환되고, 전기 대비로는 1분기에 -0.8%를 기록하지만 2~4분기에는 0%, 0.7%, 1.1%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2분기에 바닥을 찍고 하반기에는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하반기 회복세는 성적이 좋지 않았던 전년의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며 실제 내년에 4.2% 성장하더라도 올해 깎아먹은 만큼을 만회해 2008년 수준으로 회복한다는 의미여서 수치상의 한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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