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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해외 기관투자자 "韓기업 DR 투자수요 많다"

DR 발행 기업 38개 불과..법적 제약도 문제

2013-10-3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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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해외 기관과 펀드들은 한국기업에 대한 주식예탁증서(DR) 수요가 대단히 높다. 하지만, 종목수가 적은데다 투자 제약도 받고 있다."
 
그레고리 로스(Gregory Roath) 뱅크오브뉴욕 멜론 아시아태평양 DR 책임자는 30일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이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해외직접금융 진출 활성화를 위한 주식예탁증서(DR) 발행포럼'에서 이 같이 밝혔다.
 
DR은 해외투자자의 편의를 위해 해외예탁기관이 회사가 국내에서 발행한 주식을 기반으로 해외에서 발행해 유통시키는 증권을 말한다. 국내 기업은 주식을 발행해 예탁원에 보관하고, DR예탁기관은 예탁결제원에 있는 원주를 기반으로 해외에서 증권을 발행해 유통시킨다.
 
로스 책임자는 "MSCI신흥국 지수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 가중치는 세계 2위"라며 "투자 구성을 맞추기 위해서는 한국 기업들에 투자가 들어가야 하지만, DR 발행 기업들의 수가 적어 투자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1990년 삼성물산(000830)을 시작으로 현재 국내 기업 38개사가 45개 종목의 DR을 발행한 상태다. 지난 2009년과 2010년에는 자금조달 실적이 없는 형태로 각각 1개사가 DR을 발행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DR 발행 회사가 없는 등 국내 기업들의 해외 DR 발행 규모는 크지 않다.
 
그는 이어 "규모가 작은 펀드의 경우에는 한국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없다"며 "DR에 투자해야 하는데 한국의 종목 수가 적어 포트폴리오 구성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크롬웰 코울슨 미국 벤처·신생기업 증권거래 전문 장외시장(OTC Markets) 대표도 "한국은 대기업 일부 종목이 DR로 발행된 상태이지만, 이마저도 멈춰 있다"며 "한국 기업들의 DR 수요는 많지만, 실제로는 투자가 안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코울슨 대표는 "미국의 소비자는 애플을 사용하면 그 회사의 주식을 가지고 싶어 한다"며 "지난 10년간 한국의 경제 발전과 함께 삼성, LG 등 대표 브랜드가 미국에 알려지면서 해당 주식을 가지려는 소비자가 많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DR은 단순히 자본조달뿐만 아니라 DR 발행사를 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며 "미국은 전 세계 금융자산의 절반이 거래되는 시장으로 모든 금융시장 정보가 모이는 곳으로 DR을 발행하면 회사의 브랜드, 투자자와 소비자를 하나로 묶는 정보 네트워크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기관과 펀드들은 적은 DR 발행 수 외에도 DR 발행에 따른 국내 법규정도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해외 DR의 경우 발행회사의 요청에 따라 예탁기관이 해외시장에 발행하는 '스폰서드(Sponsored) DR'과 발행회사의 동의가 없이 투자자의 요청에 따라 발행하는 '언스폰서드(Unsponsored) DR'로 구별된다.
 
지난해 언스폰서드 DR의 거래량은 약 18억건에 육박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현행법상 언스폰서드 DR 발행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로스 책임자는 "현재 한국의 경우 법규정상 투자자가 DR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발행사의 동의를 얻는 규정이 있다"며 "언스폰서드 DR을 통해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다양한 DR에 투자하고 있지만, 한국은 규정 때문에 투자에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도쿄, 홍콩, 싱가폴, 호주시장의 경우에는 중소형 무츄얼 펀드들이 원하는 기업에 투자하고 싶을 때는 언스폰서드 DR을 발행해 투자할 수 있다"며 "한국도 언스폰서드 DR 발행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홍콩거래소·싱가폴거래소 및 미국 오버더카운트 마켓(OTC Markets) 관계자들이 참석해 각 시장의 특징과 상장요건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한국예탁결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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