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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이수영 회장, 아들기업 넥솔론에 지원사격

개인자격으로 자금대여..넥솔론, 발등의 불은 껐지만

2013-11-2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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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이수영 OCI 회장이 실적 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넥솔론에 긴급자금을 대여한다. 넥솔론은 이 회장의 차남인 이우정 최고전략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사실상의 아들기업이다.
 
넥솔론은 26일 이수영 회장으로부터 97억원 규모의 단기차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자기자본 대비 11.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자율은 7.0%, 만기일은 내년 11월25일까지다. 넥솔론은 단기차입금을 회사 운영자금으로 이용할 방침이다.
 
OCI(010060)가 그간 넥솔론(110570)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 회장의 자금대여 결정이 관심을 끈다. OCI는 이 회장과 장남인 이우현 사장이, 넥솔론은 차남 이우정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우현 OCI 사장은 넥솔론의 지분 13.11%, 이우정 대표는 OCI의 지분 0.42%를 소유하고 있다.
 
양측은 그간 개별기업임을 강조하며 형제 기업이라는 세간의 시선에 강한 선을 그어왔다. 이는 30대그룹 가운데도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이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고객사를 의식한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넥솔론과의 관계가 부각될 경우 잉곳과 웨이퍼 등 전방업체들을 상대로 폴리실리콘을 판매해야 하는 OCI 입장에서는 고객사와 경쟁관계로 비춰져 영업 측면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OCI가 실적설명회 때마다 수직계열화 계획이 없음을 강조한 이유다.
 
이번 차입금 지원도 그간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이뤄졌다.
 
넥솔론에 대한 자금대여 주체가 OCI가 아닌 이수영 회장 개인으로 돼 있다. 이 회장이 넥솔론에 자금을 지원한 것은 처음 있는 일. 넥솔론이 태양광 업황 침체에 수년째 발목이 잡히자, 이를 보다 못한 아버지가 직접 지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이 지원에 나서게 된 배경은 넥솔론의 사업구조와 연관이 깊은 것으로 분석된다.
 
넥솔론은 태양광 업황의 장기침체로 지난 2011년 연간 기준 2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올 3분기까지 내리 적자행진이다. 올 3분기 현재 자본잠식률이 29.8%, 부채비율이 2025%에 달한다.
 
OCI의 경우 석유석탄화학과 무기화학 등의 사업이 그나마 실적 버팀목이 돼 폴리실리콘 사업부문의 부진을 일부 상쇄하고 있지만, 넥솔론은 잉곳과 웨이퍼만 제조해 지금같은 불황에는 버티기 취약한 구조다.
 
◇출처=와이즈리포트
 
OCI 관계자는 "이수영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넥솔론에 자금 대여를 결정한 것"이라면서 "넥솔론은 폴리실리콘을 사가는 고객사일 뿐, 회사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넥솔론은 차입금 도입을 통해 운영자금을 마련하며 일단 발등의 불은 껐다. 문제는 앞으로다.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면 주식시장에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전액 잠식은 퇴출로 이어진다.
 
태양광 업황이 내년부터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오지만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때문에 업황 회복도 더디게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지금으로서는 태양광 사업을 지속하면서 자본잠식률 상승을 막기 위한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얘기다.
 
넥솔론 관계자는 "원가절감과 영업활동 강화를 통해 자구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 역시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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