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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네이버 중흥기 이끈 김상헌 대표, 다음 행보는?

2013-12-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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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올해는 네이버에게 ‘최고의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전세계 가입자수 3억명을 돌파, 국내 최초로 글로벌 인터넷기업이 되겠다는 숙원에 가까이 다가갔다.
 
아울러 공정위가 사업자 자율규제를 뜻하는 동의의결을 받아들임으로써 오랜 기간 부담으로 작용했던 독과점 리스크 또한 상당 부분 해소됐다.
 
덕분에 주가는 신고가를 경신, 어느새 24조원에 이른 가운데 '중흥'을 이끈 김상헌 대표(사진)의 지난 행보와 앞으로 거취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임기가 내년 3월에 끝나는 만큼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와 LG부사장을 거쳐 2007년 네이버에 처음 합류했고 2009년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네이버를 이끌고 있다.
 
그는 얼마 전 도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술회했다.
 
“이해진 의장으로부터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가 딱 7년 전이었다. 당시 법조인 출신 중에서도 나름 잘 나간다는 축에 속해 벤처기업에 가는 게 썩 내키지 않았다. 그런데 이 의장이 일본 지사에 한번 오라고 하더라. 후지산이 다 보이는 전망 좋은 사무실에서 수백명의 일본인 직원들이 일하고 있었다. 괜히 가슴이 벅차올랐다. 글로벌 인터넷기업을 만들겠다는 목표에 공감했고, 바로 사표를 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네이버는 내우외환을 겪고 있었다. 금융위기와 맞물려 온라인광고시장이 급속히 냉각됐고, 회사 또한 규모가 커지자 각종 비효율과 불협화음이 발생했다. 또 한게임 고포류 게임의 사행성 논란과 독과점 이슈도 부담이었다.
 
2010년 이후 모바일 혁명과 함께 ‘T.G.I.F(트위터, 구글, 아이폰, 페이스북)'로 대표되는 글로벌기업의 침투가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더욱 나빠졌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김 대표의 책임은 막중했다. 그는 침착하게 위기를 해소해나갔다.
 
회사 안에서 보는 그의 강점은 성실함과 꼼꼼함이다. 네이버 전직 고위관계자는 “인터넷 비즈니스에 경험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고 오랜 기간 관련 서적을 탐독하는 등 자기혁신에 나섰다”며 “업무보고 시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다 챙겼던 점도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외부 이슈가 산적한 상황에서 법조인으로서 쌓은 경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는 평가다. 해박한 법지식을 바탕으로 검색사업 독립, 전자상거래업 확대, 기업분할 등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을 잘 조정했고, 독과점 논란이 확산될 때에는 기민하게 사회공헌 및 분쟁해결에 나섰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대표의 임기만료일은 다음해 3월로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연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의 거취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업계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는 김 대표가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겠냐는 추측이다. 한 관계자는 “법조인 출신 IT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실제 정치권 입문을 준비한 것으로 안다”며 “그간 폭넓게 쌓았던 인맥이 상당 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희룡, 나경원 전 국회의원과 서울법대 동기로 알려졌다.
 
한번 더 대표이사를 맡거나 네이버에 잔류하는 것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시나리오다. 회사 정관상 전혀 문제가 없으며 전임자인 최휘영 NBP 대표 또한 2008년 한 차례 연임한 바 있다. 다만 전자보다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은 이미 5년이라는 재직기간이 전문경영인에게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최근 도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김상헌 대표는 관련 질문에 대해 “아직 추후 행보는 정해진 게 없다”며 “아무래도 월급쟁이는 오래 일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때 인터넷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얼굴마담일 뿐이며, 이해진 의장이 실질적으로 네이버를 지배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하지만 이제는 김상헌 대표의 리더십과 역할에 대해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그가 현재의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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