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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

오피스SW 무료화 바람..속내는?

2014-11-0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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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류석기자] 무료 오피스제품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게 되면서, 오피스 시장 구조의 재편이 예상된다. 포털 등 IT업체들이 무료로 제공하는 웹오피스 서비스가 늘고 있고, 기존 오피스기업들도 개인사용자들에게 설치형 오피스 및 웹오피스 무료 버전을 선보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오피스기업들이 새로운 문서제작 소프트웨어(SW)를 출시하면서 개인사용자들에 한해서 무료 제공방식을 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오피스제품의 무료화 바람은 업체간 시장 점유율 경쟁이 큰 작용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 구글, NAVER(035420) 등의 포털에서 무료 웹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서, 이에 대한 기존 업계의 위기감도 한 몫 했다는 평가다.
 
모바일 환경에서의 무료 오피스 정책은 이미 보편화 되고 있는 추세다. 노트북이나 테블릿 등의 하드웨어(HW)에 오피스제품이 기본 애플리케이션으로 탑재돼 있는 방식이다.
 
인프라웨어(041020)의 폴라리스 오피스는 현재 삼성, LG, HTC, ASUS 등이 만든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 디바이스에 기본 탑재돼 있다. 시장점유율은 전세계 65%이상이다. 한글과컴퓨터(030520)의 '한컴오피스'도 삼성전자의 최신 테블릿PC을 구매하면 무료 사용 가능하다. 애플도 맥북이나 아이패드 등을 구입하는 고객들에게 자사의 문서제작 도구인 '페이지스(Pages)'나 '넘버스(Numbers)' 등을 무료로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모바일 환경에서의 무료 오피스 바람이 PC시장에도 옮겨 붙을 태세다. 모바일 오피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인프라웨어는 올해 연말 PC용 '폴라리스 오피스' 정식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이를 개인사용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또 클라우드 기능이 포함된 폴라리스 오피스 역시 기본 제공 용량에 한해서는 100% 무료다.
 
인프라웨어 관계자는 "폴라리스오피스 PC버전은 경쟁업체들의 문서 표준들 대부분을 거의 완벽하게 호환하는 제품"이라며 "한가지의 문서도구로 여러종류의 문서를 제작·편집 할 수 있는 편리함과 무료로 제공하는 점이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한컴도 내년 상반기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 서비스인 '넷피스' 출시를 앞두고 가격정책을 정하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미 넷피스와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오피스365'가 시장에 출시된 상황이고, 네이버 오피스, 구글 독스 등의 무료 웹오피스들도 사용자를 늘려나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한컴 역시 웹오피스 서비스의 무료화 바람을 피해가지 못할 것"이라며 "개인사용자들에 한해서는 제한된 용량 한도 내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컴측은 아직 가격정책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기존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들과는 다르게 문서제작 도구 이외에 사진편집 SW 등도 넷피스 플랫폼 안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S도 오피스365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기 위해 다양한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오피스365 유료서비스를 구독하는 기업 및 일반소비자 모두에게 원드라이브 1TB 제공하기로 했다. 총 5명의 가족 구성원이 사용 가능한 '오피스 365 홈' 버전의 경우 원드라이브 1TB를 각각의 구성원 모두에게 제공해 최대 5TB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SW사용은 유료지만 일반적인 문서 하나당 용량을 고려했을 때 저장공간은 무제한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12월 설립된 스타트업인 '쿠쿠닥스'도 클라우드 기반 웹오피스 제품을 개인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구글 독스나 MS의 오피스365 등의 기존 제품들과 비교해 속도나 사용성면에서 더욱 향상된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러한 오피스제품들의 무료화 바람에는 후발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경쟁과 더불어 개인 및 가정용 SW 시장의 낮은 수익성이 고려됐다는 평가다.
 
먼저 수익성면에서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개인사용자를 대상으로 제품의 인지도와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향후 확보한 점유율을 바탕으로 유료 부가서비스 등을 추가하는 방식의 유료화 모델도 선보여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산이다. 이러한 방식이 수익성이 좋은 기업시장 공략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 업계전문가는 "먼저 무료 버전을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 빠른 시간안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하는데 최적의 방법인 것이 사실"이라며 "성능 좋은 제품인데, 조금 늦게 출시됐다고 해서 시장에서 외면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후발업체들의 무료 오피스 출시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MS, 한컴, 인프라웨어의 오피스제품들.(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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