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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정

바닥친 삼성전자, 구원투수는 반도체(종합)

2015-01-2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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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로 수익 악화를 만회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013년 영업이익 30조원 시대를 열며 시장을 기대감에 들뜨게 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은 분명 역전됐지만, 모바일의 부진을 반도체가 상쇄하며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입증했다.  
 
올해 역시 스마트폰 사업이 실적의 명운을 좌우할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반도체 시장이 지속된 호황에 꾸준한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의 우려도 다소나마 덜게 됐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스토마토)
 
◇'반도체' 전체 영업익 50% 이상..'모바일' 선두자리 반납
 
삼성전자는 29일 지난해 4분기 매출액 52조7300억원, 영업이익 5조29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36% 감소한 수치로, 외형적 성장은 물론 내실도 뒷걸음질 쳤다.
 
주력사업인 IM 부문은 매출액 26조2900억원, 영업이익 1조9600억원을 거뒀다. 실적 충격을 보였던 직전 분기 영업이익(1조7500억원)보다는 회복된 모습이지만, 전년 같은 기간(5조4700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뒤떨어지는 부진이다. 반도체에 선두자리를 반납한 이후 조연에 머물게 됐다.
 
갤럭시노트4 효과와 라인업의 다변화 승부로 4분기 실적이 다소 개선되며 불투명성이 조금씩 걷혀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의 질주, 저가시장에서 신흥국들의 반격으로 위기감은 여전하다. 마케팅비용 축소 등 비용 통제만으로 위기를 돌파하기에는 한참 부족하다.
 
반면 반도체 부문은 D램 시장 호황과 시스템LSI 부문의 회복세가 맞물리며 승승장구했다. 4분기 반도체 매출은 10조6600억원, 영업이익은 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를 넘어서며 확실한 주연으로 올라섰다.
 
메모리에서 10나노급 공정 전환과 신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수익성을 확보했고, 지난해 상반기부터 분기 10억달러 이상 매출을 이어온 효자제품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도 성장세를 지속하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시스템LSI 사업 또한 20나노 모바일 AP 공급 증가와 LSI 제품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실적 성장에 힘을 보탰다. 3분기 600억원에 그쳤던 영업이익이 4분기 4700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매 분기 6조원대에 머물러 있었던 매출액도 7조원대로 올라섰다. LCD 부문은 연말 성수기를 맞아 TV패널에 대한 수요 강세가 지속되고, UHD와 커브드, 60형 이상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확대되면서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4분기 소비자가전(CE) 부문의 경우 북미시장 중심으로 냉장고와 세탁기 판매가 늘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6600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간판으로서의 체면은 세웠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올해도 믿을맨은 '반도체'
 
삼성전자는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차별화된 무기로 삼아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크게는 완제품과 부품, 분야별로는 가전, 모바일,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주축이 돼 시장 지배력을 다져간다.
 
우선 반도체 부문이 캐시카우로 다시 자리매김함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 견인도 반도체가 담당한다. D램 사업이 안정세를 유지하는 한편, 낸드, 시스템LSI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오랜 치킨게임 끝에 시장이 공급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수요 또한 꾸준해 호황을 적극 누릴 수 있게 됐다.
 
메모리 시장의 경우 서버·모바일·SSD향의 고용량 신제품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D램 부문에서 20나노 공정 전환을 통해 원가 절감을 지속 추진하고, 서버와 모바일향 고용량 신제품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메모리사업과 달리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아온 시스템LSI 부문도 올해 안정적인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 14나노 핀펫(FinFET) 제품의 안정적 공급과 아이소셀(ISOCELL) 고화소 CIS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실적 회복을 지속할 계획이다.
 
스마트폰과 OLED 패널 사업은 성장보다는 회복에 무게를 뒀다.
 
올해 삼성전자는 새로운 소재와 혁신적인 디자인, 차별화된 기능을 적용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여 스마트폰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R&D와 마케팅 등 전 분야에 걸쳐 효율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태블릿도 프리미엄 시장과 보급형 시장 중심으로 라인업 운영을 효율화하고, 제품 경쟁력도 높여 성장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웨어러블 기기는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디자인 차별화를 통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며 "B2B 사업은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Knox)’를 기반으로 글로벌 업체와의 파트너십 강화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TV 시장은 UHD TV 본격화와 사이즈 대형화 추세가 지속되면서 업체간 신기술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신규 프리미엄 제품인 SUHD TV로 경쟁사에 맞서는 한편, 개방형 플랫폼인 타이젠 OS를 탑재한 스마트TV를 통해 스마트홈과 IoT(사물인터넷) 시대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유로존 경기 둔화, 신흥국 금융 리스크 등으로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각 부문별로 상황에 따라 안정세, 회복세, 성장세가 공존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투자에 23조4000억원을 집했됐다. 반도체에 14조300억원, 디스플레이에 4조원이 투입됐다. 이는 당초 계획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시설투자는 전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경영 환경과 사업별 시황 전망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검토 중으로, 전년 대비 투자 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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