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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140억 달러 쿠웨이트 잭팟?..수익성 '글쎄'

2015-03-1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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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중동순방에 나서면서 140억 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NRP) 수주에 국내 건설사들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벌써부터 '제2의 중동 붐'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중동시장에서 저가 수주 및 프로젝트 발주 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국내 건설사들에 가뭄에 단비와 같은 희소식인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국내 건설사들이 이번 프로젝트에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해 지분율이 낮고, 수주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쿠웨이트 NRP 1, 2, 3번 패키지의 본입찰이 시작됐다.
 
쿠웨이트 남부 알주르 지역에 일산 61만5000배럴의 저유황 연료유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총 5개 패키지 가운데, 3개 패키지가 발주된 것이다.
 
'패키지 1'은 스페인의 테크니카스 리유니다스와 중국 시노펙, 한화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48억1000만 달러로 최저가를 써내 지난주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패키지는 증류, 잔사유탈황 및 수첨처리시설 등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전체 5개 패키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패키지 2'와 '패키지 3' 모두 미국의 플루어, 현대중공업(009540), 대우건설(047040) 컨소시엄이 각각 28억3000만 달러, 33억6000만 달러로 최저가를 써냈다.
 
3개 업체가 33%의 지분을 나눠 입찰에 참여해 플루어가 설계를 맡고, 대우건설이 시공, 현대중공업이 기자재 등을 제공하는 형태로 구성됐다.
 
최종 낙찰자는 발주처와의 협의를 통해 선정되겠지만, 가격적 요소가 가장 높은 배점을 차지하는 만큼 이들 컨소시엄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해 연말 가장 먼저 발주된 '패키지 4'의 경우 이탈리아 사이펨과 인도 에사르 컨소시엄이 최저가를 써내 수주한 바 있어 큰 이변이 없는 한 국내 기업들의 수주가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중동진출 성과 확산 경제사절단 간담회'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자료=뉴스1)
 
◇다소 과장된 성과..수익성 떨어질 가능성 있어
 
문제는 이번 쿠웨이트 NRP 수주가 박 대통령의 외교성과와 맞물려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최종 낙찰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협상이 진행되면서 가격이 낮아져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쿠웨이트 NRP 패키지 1 참여한 컨소시엄에서 스페인 테크니카스와 중국 시노펙이 각각 50%, 40%의 지분을 보유해 절대적"이라면서 "(한화건설은) 10%의 지분참여로 낮은데, 마치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수주한 것으로 비춰져 난감해 한다"고 전했다.
 
이어 "발주처와의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사업비를 더 낮추라는 요구에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라고 설명했다.
 
모처럼 찾아온 대규모 프로젝트가 자칫 저가 수주로 전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발주처는 공사비를 낮추려 하고, 수주 기업(건설사)은 더 받고 싶어하는 건 당연하다"면서 "현재 입찰가는 수익성이 나오지만, 공사의 성격이나 세부적인 협상에 들어가면 수익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수 미래에세증권 연구원은 "중동 프로젝트는 예상치 못한 적자가 발생하고, 준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다만, 지난해 예산대비 수주금액 비율은 88.8%로 2013년 대비 2포인트 정도 상승하면서 중동 프로젝트의 수주 수익성이 차츰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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