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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외우내환의 조선3사..내홍에 골머리

2015-03-1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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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해 업황 침체에 실적 급락을 겪었던 조선 3사가 올해는 내홍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열을 가다듬고 세계 조선 1위로서의 저력을 보여야 할 시기에 통상임금 문제부터 구조조정에 따른 노조의 반발, 차기 수장 인선 지연 등 내홍만 짙어지고 있다. 내우외환에 처하면서 한국 조선업의 한숨소리만 커졌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던 현대중공업(009540)은 노조와의 갈등으로 애를 먹고 있다. 기존 생산직 노조에 더해 사무직 노조까지 설립되면서 노사관계가 악화일로다. 올 초 과장급 이상 사무직에 이어 최근에는 사무직 여직원까지 구조조정 칼날에 놓이면서 노조도 파업 불사 방침을 정했다. 
 
통상임금 문제로 인한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12일 울산지법은 연 700%의 상여금과 100%의 명절상여금 등 상여금 800%가 모두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3년 소급 요구도 받아들여졌다. 단 임금 소급분은 최소 기준인 근로기준법을 적용토록 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지난 2일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같은 날 노조도 임금 소급 기준을 다시 판단받겠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해를 넘겨가면서까지 임단협 진통을 마무리지은 지 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조조정과 통상임금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차기 사장 인선 문제로 내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수차례 미룬 끝에 지난 9일 어렵게 이사회가 열렸지만 차기 사장 선임 안건은 논의 테이블에조차 오르지 못했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현 고재호 사장 교체 방침을 정한 가운데 청와대의 최종 재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후보자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에게 줄을 대는 사례가 늘면서 내부 분위기도 악화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해외를 돌며 직접 수주를 챙겨야 할 사장 인사가 지연되면서 1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LNG선에 힘입어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양호한 실적을 내놨지만 이 같은 흐름은 외풍과 내홍에 이미 흔들리고 있다. 외부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노조의 반발도 거세다. 산업은행이 외부 출신 사장을 선임할 경우 이를 막기 위해 파업도 불사한다는 각오다.
 
9일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본사 로비에서 대우조선해양 노조 조합원들이 낙하산 사장 선임 반대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DB)
 
삼성중공업(010140)은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설이 다시 제기되며 뒤숭숭한 분위기다. 양사가 합병될 경우 중복된 사업부문의 정리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불가피하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말 조선해양영업실을 해체하는 등 조직개편과 함께 서초사옥에 근무하던 인력을 판교 연구개발(R&D)센터로 내려보내는 인력 재배치를 단행했다. 합병에 따른 구조조정이 추가로 진행될 경우 임직원들의 반발도 배제할 수 없다.
 
합병설은 국민연금이 양사의 지분율을 낮추면서 다시 불거졌다. 지난달 국민연금은 삼성중공업 지분율을 5.05%에서 4.04%로, 삼성엔지니어링은 5.90%에서 3.96%로 각각 줄였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양사의 합병을 무산시켰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민연금이 지분율을 낮추고 양사의 주가도 바닥을 치고 있어 반대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 하더라도 지난해에 비해 금액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 주가는 12일 오후 1시25분 기준 1만9500원으로, 지난해 10월1일 기록한 2만3750원에 비해 약 18% 떨어졌다. 아울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인 점과 지난해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박대영 사장이 유임된 점도 합병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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