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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건설사 파산 도미노…매각도 지지부진

건설업 전반적 침체에 매물 넘쳐 가격 협상 난항

2015-09-2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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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 사이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수주 경쟁이 심화되고, 여기에 해외사업 부진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된 탓이다. 이에 따라 M&A 시장에 나오는 매물도 늘고 있지만 업황 침체에 넘치는 매물로 인해 매각작업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또는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중견 건설사는 고려개발, 금호산업, 신동아건설, 삼호, 진흥기업, STX건설, 경남기업, 남광토건, 남양건설, 우림건설, 대원건설산업, 동부건설, 동아건설산업, 삼부토건, 울트라건설, 티이씨건설 등 수십 곳에 달한다. 이들은 대부분 국내 건설업 상위 100위 안에 포함되는 업체들이다.
 
대한건설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부도를 맞은 건설업체는 종합건설업 7곳, 전문건설업 26곳, 설비건설업 16곳 등 총 49곳에 이른다.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건설사들의 사정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대한건설협회가 지난 5월 상장 건설사 128개사의 올해 1분기 경영 성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상장 건설사의 이자 보상 비율은 78.4%로 조사됐다. 영업이익으로 금융이자도 감당할 수 없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현상이 5분기째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 건설사에 비해 재무 안정성이 낮은 중견 건설사들의 경우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들을 구제해줄 수 있는 매각작업도 원활하지 않다. 올 들어 쌍용건설과 동양건설산업 매각이 완료됐지만 매물로 나온 금호산업, 극동건설, 동부건설, STX건설 등을 비롯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있는 건설사들까지 포함하면 남아 있는 물량이 훨씬 많다.
 
단기간 내에 워낙 많은 매물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데다 현재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 사업 외에 토목이나 공공공사를 위주로 사업을 영위해 온 건설사들의 경우 매력도가 더 떨어지기 때문이다.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채권단과 인수자와의 힘겨루기도 매각작업을 더디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건설사들의 회사채를 대량 보유하고 있는 국책은행이나 대형 금융사의 경우 건설업 침체로 미수금 비중이 급격하게 늘면서 조금이라도 비싸게 매각하려고 하지만 인수자 입장에서는 더 싼 값을 요구하게 된다.
 
실제로 극동건설의 경우 지난 7월 낮은 인수가와 채권단과의 채무조정 미합의 등으로 매각작업이 한 차례 무산되고 2차 매각작업에 나선 상황이다.
 
동부건설은 지난 8일 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실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다음달 중순쯤 본입찰을 실시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경우 이르면 연내에 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 중 매각성사 가능성이 높은 편이지만 문제는 역시 가격이다. 동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동부익스프레스, 동부하이텍 지분이 상당하지만 이들 역시 매각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인수자 입장에서는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이외에도 추석 연휴 이후에 STX건설과 우림건설 매각 공고가 나올 예정이고, 산업은행의 비금융계열사 매각 방침에 따라 대우건설과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 매각도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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