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회장 하창우)가 첫 검사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변협은 "검찰권력의 부당한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2015년도 검찰 취급 사건에 대해 지난 3개월 간 검사평가를 실시했다"며 사상 첫 검사평가 결과인 '2015년 검사평가 사례집(전국)'을 19일 내놨다.
변협은 윤리성 및 청렴성, 인권의식 및 적법절차의 준수, 공정성 및 정치적 중립성, 직무성실성 및 신속성, 직무능력성 및 검찰권 행사의 설득력, 친절성 및 절차진행의 융통성 등 6가지를 평가기준으로 삼았다. 평가대상은 수사검사와 공판검사로 매우 좋다(5점)~매우 나쁘다(1점) 순으로 점수가 매겨졌다.
수사검사 가운데 우수검사로 선정된 변수량(44·연수원 32기) 검사 등 5명은 전원 서울중앙지검 소속이었다. 공판검사 중 우수검사 5명에는 서울중앙지검 소속 채필규(33·변호사시험 2회) 검사, 추창현(36·37기) 검사, 김영오(42·34기) 검사와 서울서부지검 소속 오선희(43·37기) 검사, 청주지검 소속 박하영(42·31기) 검사가 이름을 올렸다.
우수사례를 보면 수사 과정에서 변호인에게 변호인 참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피의자에게 의견 진술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법상 허용되지 않는 플리바게닝을 시도하거나, 고소취하를 종용하거나, 피의자를 모욕하거나, 강압적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자백을 유도하는 검사가 있었다. 수갑을 채운 채 피의자를 조사하는 등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변협은 "검사가 인권을 보호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하도록 일선 수사를 대대적으로 개혁할 것을 촉구한다"며 첫 검사평가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하창우 회장은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2005년부터 2015년 6월까지 검찰 수사 중 자살한 사람이 모두 100명에 달한다"며 검사평가 필요성과 당위성을 역설했다. 지난해에만 17명의 피의자가 자살했다.
변협은 "(피의자 자살) 원인은 검찰 수사와 기소의 폐쇄성에 더해 기소독점주의·기소편의주의·검사동일체원칙 등에서 비롯된 검사의 광범위한 기소재량권 남용으로 인한 강압수사와 인권침해수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변협은 "검사평가 결과를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에게 전달하고, 하위 검사는 본인에게 결과를 전달할 예정"이라며 "향후 전국검사평가 결과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이우찬 기자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