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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나

(돋보기) 한은법 개정 마찰..'단독조사권'이 핵심

한은 外 "단독조사권 고집 말라"

2009-09-1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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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정부와 한국은행 간 마찰이 심화되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금리인상은 절대 안된다"며 이성태 한은 총재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연신 부정하고 있고 이날 국회에서도 한은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기획재정부가 한은법 개정안에 대해 태스크포스(TF)팀까지 만들어가면서 계속 반대하고 있는 데는 단독조사권으로 인해 빚어질 혼선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윤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비감독기관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검사권이 한은에서도 또 나온다고 보면 감독체계가 이원화돼 비감기관 입장에서는 보통 (힘든 일)이 아닐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에 맞서 "은행감독을 중앙은행이 갖고 있다가 분리하는 순간부터 문제가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 등) 감독당국의 판단이 항상 우선이라면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 한은 "신속한 현장점검 위해 단독조사권 필요"
 
한은법의 주 골자는 한국은행에 은행 단독조사권을 부여하고 제2금융권에 대한 자료제출요청권을 갖게 하자는 것.
 
한은 관계자는 단독조사권 필요성에 대해 "급한 경우 한은 자금을 신속히 대거 지원해주기 위해서는 현장확인을 해야 하는데 반드시 (금감원과) 같이 움직여야 해 불편했다"며 "우리 필요에 따라 단독으로 현장 나가서 볼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료제출요청권에 대해서는 그동안 제2금융권에 대해서는 한은과 당좌예금 거래를 하고 있는 73개 기관에 대해서만 권한이 있었으나 수천개의 제2금융기관이 있는 하에서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는 것이 한은의 주장이다.
 
◇ 금융당국 "한은, 단독조사권 왜 자꾸 고집하나"
 
한은법 개정안에 대해 재정부와 금감원, 금융위 등 여타 금융당국은 극구 반대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금융기관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시어머니'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인데 환영할 수 있겠느냐"며 "정보공유 MOU체결로 한은이 요구하는 조사권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국회에서 "정보 공유와 조사는 현행 법에서도 (한은이)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세계 어느 나라도 이를 개정한 곳이 없는 만큼 급히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전 한국은행 출신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한은이 법 개정을 하려는 것은 조직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라면서 "이전에 한은이 감독권한을 갖고 있었을 때 권력을 남용한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있어왔기 때문에 지난 97년 한은법 개정 때 금융기관 감독권을 (한은에게서) 빼버린 측면도 크다"고 털어놨다.
 
그는 "영란은행(BOE)과 같이 은행 감독권한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우리 실정에서 권력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 없이 감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비용에 따른 효율성 측면도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한은법 개정안에 대해 재정부 등 금융당국과 한은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회에서도 재정부와 한은을 관할하고 있는 국회 재정위 소속 의원들은 개정 필요성을 지지하는 편이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을 담당하는 정무위 소속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어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뉴스토마토 장한나 기자 magar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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