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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그린손보 인수도 특혜"…'자베즈' 의혹도 재부상

대표이사 검찰 고발되자 사임…제동 걸리고도 일사천리 진행

2024-05-2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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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자베즈파트너스(이하 자베즈)도 대유와 함께 특혜 의혹을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 친인척 기업이다. 자베즈는 2009년 5월 제일은행 부행장을 지낸 최원규씨를 대표로 설립됐지만, 핵심은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에서 근무한 후 자베즈에 참여한 박신철씨다. 박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박영우 대유 회장의 친조카다.
 
당시만 해도 박씨가 누구인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2012년 11월 자베즈가 그린손해보험을 인수하려고 조성한 1800억원 중 400억원을 대유에서 투자받고, 예금보험공사에 낸 이행보증금 60억원도 대유에서 대여 받은 게 드러나면서 박 회장과의 관계도 알려진다.
 
그린손보는 2000년대부터 경영난을 겪다가 2012년 5월 부실 금융기관에 지정됐고 8월에 매각 대상이 된 후 2013년 2월 자베즈에 인수돼 MG손해보험으로 바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혹이 제기됐으며, 본지는 2015년 7월7일 <그린손보 매각, 풀리지 않는 의혹들…관계도 정점에 대통령 일가> 등 탐사보도에서 관련 의혹을 다룬 바 있다. 당시 취재 과정에서 자베즈는 "그린손보는 적법한 절차와 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인수했고 특혜를 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30일 취재팀은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금융당국이 자베즈의 인수 과정에서 봐주기를 했을 정황을 확인했다.
 
2012년 11월16일 자베즈는 그린손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지만, 12월14일 금융감독원은 당시 자베즈 대표인 최원규씨를 금융관련 법령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 최씨가 2011년 11월부터 2012년 8월까지 현대저축은행 대표로 재직할 당시 대주주 신용공여와 업무상 배임이 문제가 됐다. 자베즈 입장에서는 '다 된 밥에 코 빠뜨린 격'이었다. 보험업법에는 대주주 또는 임원이 금융 관련 법령을 어겨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보험업 승인을 못 받도록 돼 있다. 또 법원에서 해당 대주주 또는 임원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는 보험업 승인을 미루는 게 금감원 관례였다.
 
하지만 최씨가 2013년 1월7일 자베즈 대표를 사임하자 인수는 다시 일사천리로 진행, 그해 2월13일 예금보험위원회의는 그린손보 공적자금 지원안을 의결한다. 정 의원은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인수 승인을 미루는 게 금융당국의 관례지만 매각을 일사천리로 진행한 이유는 특혜를 주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의심했다.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 의원은 최흥식 금감원장에게 "2011년 자베즈가 현대증권 지분 9.54%를 인수하며 현대 계열사로부터 연리 7.5%를 100% 보장받은 이면계약을 맺은 의혹이 있다"며 재검사를 주장했다.
 
2011년 12월30일 자베즈는 현대증권 우선주 2257만7400주를 확보, 현대증권 2대 주주로 올라선다. 이후 2014년 자베즈는 일본계 사모펀드인 오릭스PE와 현대증권 인수를 공동 추진하며 파인스트리트그룹(PSG)과 경쟁한다. 오릭스 측이 현대상선이 가진 현대증권 지분(22.43%)만 사려고 한 반면 PSG는 자베즈의 보유분 9.54%와 기타 지분 등 총 36.9%를 인수하려고 했다. 2015년 1월30일 현대증권 매각 자문사인 산업은행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오릭스 손을 들었다. 오릭스가 제안한 인수대금이 1조800억원으로, PSG(1조300억원)보다 500억원 더 많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산업은행 안팎에서도 이 결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총수익스왑(TRS) 등 세부 인수구조를 비교할 때 현대증권 매각 후 현대상선에 유입될 금액은 오릭스가 3435억원, PSG가 4514억원으로 PSG가 더 많았다. 결국 산업은행이 오릭스 손을 들어주면서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현대상선만 1200억원대의 손해를 보게 됐다.
 
쟁점은 당시 산업은행이 왜 오릭스 손을 들어줬느냐다. 한 금융권 인사는 "오릭스를 후보로 선정할 수밖에 없게 만든 외부 요인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추정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대그룹 비선 실세 A씨가 박신철씨와 동업자 관계였고, 현대그룹 고위 임원 B씨와 오릭스 측 C씨가 고교·대학 동문인 점을 들어 자베즈와 오릭스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손이 써진 것 아니냐는 말도 흘러나온다. 실제로 취재팀이 2013년 작성된 금감원 내부 자료를 확인한 결과, 금감원은 황씨의 사업 현황을 파악하면서 박씨와의 동업 관계도 상당히 주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취재팀이 박신철씨에 자베즈와 관련된 의혹을 묻기 위해 연락을 시도하자 "현재 회사를 퇴사한 상태라 회사에 문의해 달라. 도움을 드릴 게 없다"며 구체적 답변을 거부했다. 박씨는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외부와의 연락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자베즈는 올해 3월31일부터 MG손보 전무와 현대그룹 임원을 지낸 권철환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박씨가 여전히 자베즈와 관련 있다는 주장도 있다. 자베즈에는 2014년 1월부터 현재까지 윌리엄 H.C 박이라는 인물이 사외이사로 등재됐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한국명 박현철로 박신철씨 일가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윌리엄 H.C 박이 2012년 법률전문가 자격으로 현대저축은행과 현대증권 사외이사가 되자 그가 누구인지 모두 궁금해 했다"며 "박신철씨 일가라는 게 그때 알려졌다"고 말했다.
 
2012년 11월12일 당시 자베즈파트너스는 최원규씨를 대표자로 삼아 그린손해보험 인수제안서를 제출한다. 하지만 최씨는 12월14일 직전 현대저축은행 대표로 재직하며 발생한 대주주 신용공여,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다. 이에 자베즈에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제기됐으나 에금보험공사 등 금융당국은 그린손보 매각을 그대로 진행했다. 사진/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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