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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규 전 중수부장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관련 조사받겠다"

"국정원에서 시계 수수 사실 흘려달라 부탁…해외 도피 아니야"

2017-11-0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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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찰이 국가정보원의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관여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인규 당시 대검찰청 중수부장이 도피 의혹을 부인하면서 요청이 오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 전 부장은 7일 취재진에 자료를 보내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일을 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하던 로펌을 그만둔 후 미국으로 출국해 여러 곳을 여행 중"이라며 "이로 인해 노 전 대통령 수사의 잘못을 회피하기 위해 해외로 도피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 수사는 검사로서 소임을 다했을 뿐"이라면서 "만일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하여 제가 잘못한 점이 있어 조사 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귀국하여 조사를 받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장에 따르면 지난 2009년 4월14일 퇴근 무렵 국정원 전 직원 강모 국장 등 2명이 찾아와 원세훈 전 원장의 뜻이라며 "노 전 대통령을 불구속하되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노 전 대통령에게 도덕적 타격을 가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부장은 "'내일 오전 기자 브리핑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리겠다', '국정원이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이냐'고 강하게 질책했다"며 "이에 강 국장 등 2명은 '자신들이 실수한 것 같다면서 오지 않은 것으로 해달라'고 하고, 사죄한 뒤 황급히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또 "그 후 2009년 4월22일 KBS에서 '시계 수수 사실' 보도, 같은 해 5월13일 SBS에서 '논두렁에 시계를 버렸다'는 보도가 연이어져 국정원의 소행임을 의심하고, 나름대로 확인해 본 결과 그 근원지가 국정원이란 심증을 굳히게 됐다"며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2015년 2월23일 경향신문 기자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검찰이 시계 수수 사실을 흘려 망신을 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보도하지 않을 것을 전제로 국정원의 노 전 대통령 논두렁 시계 보도 관련 사실을 언급했는데, 약속을 어기고 보도를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정원 적폐청산 TF의 조사에서도 원 전 원장이 부서장 회의에서 국정 부담을 이유로 불구속 수사 의견을 표출했고, 한 간부가 이 전 부장을 만나 이를 전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국정원이 검찰에 불구속 의견을 전달한 행위는 국가정보원법(직권남용) 위반해 해당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공소시효는 지났다. 다만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수사관여 의혹 관련 당시 고대영 KBS 보도국장에 대해서는 국정원의 의뢰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도 지난달 26일 고 사장을 수뢰후부정처사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적폐청산 TF는 국정원 KBS 담당자가 2009년 5월 조선일보의 '국정원 수사개입 의혹' 기사를 보도하지 말라고 협조를 요청한 사실을 확인했고, 이 과정에서 당시 보도국장이었던 고대영 사장을 상대로 협조 명목으로 현금 200만원을 집행한 것에 대한 예산신청서와 자금결산서를 확보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고 사장이 국정원 담당자로부터 현금을 수수하고, 국정원의 수사개입 의혹에 관해 보도하지 않은 행위를 한 것이 뇌물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검찰에 수사의뢰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천성관 차기 검찰총장 내정에 사의를 밝힌 검찰 간부들의 퇴임식이 잇따라 열리는 2009년 7월14일 오전 서울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퇴임식을 가진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이 퇴임사를 앞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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