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절반 "상반기 채용계획 미수립"

"직무 이해도 가장 중요"…경력직·수시 채용 확대 추세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의 절반가량이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입사원 수시 채용이 확대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직무에 대한 이해가 높은 구직자들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종업원수 300인 이상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19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26개사 중 46%가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란 기업이 27%를 차지했고, 작년보다 감소(12.8%), 신규채용 없음(7.1%), 작년보다 증가(7.1%) 순이었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로 '회사 내부 상황 어려움'(30.7%)을 첫 손에 꼽았다. '국내외 경제 및 업종 상황 악화'(22.7%),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20.5%), '이직 등 인력유출 감소'(14.8%),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신규채용 여력 감소'(4.5%) 등이 뒤를 이어 회사 경영 악화와 국내외 경제상황 악화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반대로 신규채용을 확대하는 이유로는 '경기상황에 관계없이 미래의 인재 확보 차원에서'(40.0%), '이직 증가로 생긴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20.0%), '회사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서'(20.0%) 등이 꼽혔다. 

 

취업문은 이공계 남성에게 가장 넓은 것으로 분석됐다.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 인원 중 이공계 선발비중은 평균 57.5%로 조사됐다. 해외 대학 졸업자 비율은 6.5%로, 여성 채용 비중은 27.1%로 각각 나타났다.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은 3903만원(월 325만원)으로 조사됐다. 응답 구간별로는 '3500만~4000만원'(34.1%), '3000만~3500만원'(26.2%), '4000만~4500만원'(24.6%), '4500만~5000만원'(9.5%), '5000만~5500만원'(3.2%), '5500만~6000만원'(0.8%) 순이었다. 

 

대졸 신규채용 시 실시하고 있는 전형에 대해 물어본 결과, '서류전형'이 98.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임원면접(92.9%), 실무면접(90.5%), 건강검진(72.2%), 필기시험(57.9%)로 확인됐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시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에 대해 '지원하는 직무에 대한 이해'(65.1%), '전공역량 함양'(40.5%), '일반직무 역량 함양'(36.5%), '지원하는 기업에 대한 이해'(23.8%), '지원분야 현장실습경험'(11.9%), '외국어 능력 함양'(9.5%), '전공관련 자격증'(8.7%) 순으로 응답했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올해 채용 시장 변화 트렌드로는 '경력직 채용 증가'가 55.6%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어 대졸 신입 수시채용 비중 증가'(50.8%), '블라인드 채용 확산으로 전형과정의 공정성 강화'(25.4%), '정규직 전환형 인턴제도 도입 증가'(22.2%),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규채용 확대'(16.7%), '채용 연계형 산학협력 장학생 확대'(12.7%) 순이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올해 상반기는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보다 축소하거나 계획을 세우지 못한 기업이 많아 채용시장이 좋지 않다"며 "구직자들은 수시채용 비중이 증가하고 기업들이 직무에 대한 이해를 가장 중요하게 평가한다는 점을 고려해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진양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