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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미국발 '북핵 우선 동결론' 북미 실무회담서 현실화하나

2019-07-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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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북미 3자 정상회동 이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북한 핵동결을 우선 과제로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비핵화 최종단계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이달 중순 북미 실무회담에서 실제로 논의될지 주목된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판문점 회동 후 워싱턴D.C.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오프 더 레코드'를 전제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북한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의 완전한 동결"이라고 말했다. 비핵화 최종상태와 거기에 이르는 로드맵의 포괄적 합의를 전제로 WMD 동결에 동의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그동안 "북한 내 모든 핵시설을 폐기해야 한다"는 일괄타결식(빅딜) 접근법을 고수해온 가운데 북핵문제의 단계적 해결을 시사한 것으로도 보인다. 이와 관련 비건 대표는 지난달 29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서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공약을 동시적·병행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 북측과 건설적인 논의를 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강조하는 '단계적·동시적 행동'과 분명 차이가 있지만 향후 북한과의 대화 과정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앞서 미 뉴욕타임스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동결에 맞춘 협상안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비건 대표 등이 "완전한 추측"이라며 즉각 부인했지만, 기존 '빅딜' 주장에서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은 계속 흘러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포괄적 공정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북미가 실무협상에서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 사이에서 접점을 찾는다고 해도 이행 시기와 방법, 순서를 정하는데는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최종 단계로 가기까지 양측이 내놓을 카드가 이제는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면 '스몰딜'을 통해 핵폐기로 가는 입구를 만드는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미 확대정상회담 겸 오찬 시작 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한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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